트럼프 “의리 없는 공화당…내 방식대로 싸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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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左), 트럼프(右)

미국 대선이 당장 오늘 치러진다면 ‘341 대 197’로 힐러리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 압승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1일 워싱턴포스트의 정치전문 블로그 ‘더 픽스’가 추적 분석한 결과 클린턴은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매직 넘버’(과반)인 270명을 훨씬 넘어서는 341명을 얻는 것으로 전망됐다. 2012년 대선의 버락 오바마(332명) 대 밋 롬니(206명)보다 큰 격차다. 트럼프의 음담패설 녹음 파일이 지난 7일 폭로된 후 경합주의 판세가 급속히 클린턴 쪽으로 기울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클린턴, 경합주 조기투표 늘어 유리
대선 지금 치르면 341 대 197 압승

최근 68년 동안 단 두 차례만 민주당이 승리했던 애리조나주에서 클린턴의 지지율이 앞선 것을 비롯해 최대 경합주였던 펜실베이니아도 ‘클린턴 우세’ 지역으로 바뀌었다. 상황이 이렇게 안 좋고 선거가 4주도 채 남지 않았는데도 트럼프가 이날 ‘선전포고’를 한 대상은 정작 상대 후보인 클린턴이 아니라 아군이었다.

트럼프는 전날 자신을 버린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공화당 내부 인사들에 대한 원망을 트위터를 통해 격하게 털어놓았다. 그는 “우리의 매우 나약하고 무력한 지도자인 폴 라이언…” “족쇄가 풀렸다. 그리고 이제는 내 방식으로 미국을 위해 싸울 수 있다” “민주당은 버니 샌더스를 속여 평정을 잃게(클린턴 지지로 선회) 한 것을 빼고는 늘 공화당보다 서로 더욱 의리가 있었다”는 폭풍 트윗을 쏟아냈다. 분이 덜 풀린 듯 트럼프는 이날 저녁 폭스뉴스에 출연, “난 더 이상 라이언의 지지를 원치 않고 신경도 안 쓴다. 내가 만일 대통령이 되면 그는 그 자리(하원의장)에 있지 않을 것이다. 다른 포지션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기투표가 크게 늘면서 대선일 이전에 선거 당락이 거의 결정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 보도했다. 신문은 “경합주인 플로리다의 경우 마이애미·올랜도 주변 히스패닉 밀집 거주지역 조기 투표가 지난 대선 때에 비해 50%까지 늘었다”며 “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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