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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는 내 1급 조수"|정보화사회를 앞서사는 사람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아시안게임에서의 성공적인 전산화시스팀 운용은 이제 우리나라에도 정보화사회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행정부나 기업·연구소 등 큰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으로도 이의 정보화시스팀을 도입, 실용화하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광복 20년』을 지은 다큐멘터리 작가인 김교식씨(52)의 양옥2층 작업실(서울 녹번동5의40)-.
김씨는 마이크로필름리더프린터(판독기) 앞에서 인쇄가 흐릿한 옛신문과 논픽션서적을 열심히 판독하고 있다.
그 옆에서는 작업보조원이 녹음기를 들으며 김씨가 구술한 논픽션내용을 타자 치고 있다.
방대한 양의 논픽션을 집필해내고 있는 김씨는 현대적인 전자통신기기의 도움 없이는 도저히 집필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김씨는 매일신문·한성순보·독립신문·조선일보·동아일보와 사료를 중심으로한 국립도서관 책1천여권분의 마이크로필름을 보유하고있다. 84년 구입한 판독기는 7백여만원. 판독기 옆의 퍼스컴에는 수천명의 한국과 북한인명록 및 중요한 역사적 사건개요가 입력돼 있어 언제든지 뽑아볼 수 있다.
자료를 빌려올 경우를 대비해 자동복사기도 갖추고 있다. 앞으로는 영어·일어 등의 자동번역기와 성능이 우수한 카메라도 구비할 계획. 김씨는 책으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사료를 퍼스컴에 입력하겠다고 했다.
이밖에도 소설가 정을병씨, 평론가 이어령씨 등이 워드프로세서로 집필하고 있다.
특허법률사무소(서울 운니동)를 운영하고 있는 김윤배씨(43)도 첨단정보기기를 업무에 크게 활용하고 있다.
사무실안에는 모두 10대의 컴퓨터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기술정보실의 여직원이 터미널에 특허자료를 입력시키고 있다. 상표부의 직원은 워드프로세서에서 일본에 상표신청을 하기 위한 서류의 폼(서식)을 뽑아내고 있다.
김씨는 국내특허신청자의 접수일자·신청자·특허내용·특허취득여부 등 자료와 거래처·고객명단·일부기술서적 등 수만건을 입력시켜 데이터베이스화 해놓고 있다.
김씨는 83년 국내특허·실용신안·상표·의장 등 20만건과 외국자료에 대한 초록 및 색인을 모두 입력시키려 했으나 너무 방대한 작업이어서 도중에 포기, 모두 버리는 시행착오를 해서 1천만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고객의 요청에 의해 외국의 특허나 경제관계자료를 찾으려면 약1천만건의 정보를 검색해야하므로 개인으로는 너무나 벅차 한국데이터통신의 서비스를 받고 있다.
서울대병원 제1부원장 고창순박사(54·내과)는 최신의학정보를 습득하기 위해 정보기기를 활용하고 있다.
16비트 퍼스컴을 교수실과 집에 갖추고 각종 의학정보를 입력시키거나 서비스 받는다.
『갑상선기능항진 등이 남자의 생식기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암과의 관계는 어떤가. 80년∼현재까지의 자료』.
고박사가 원하는 이같은 의학자료는 데이터통신을 통해 주로 미국 메디라인, 네덜란드의 엑셉터메디카 등에서 자료제공을 받는다.
『개인적으로 의학잡지를 많이 보기는 하지만 범세계적이고 최신의 정보를 좀더 빠르게 입수하려고 정보서비스를 받고 있어요. 또 미래지향적 훈련에 적응하고 있다는 생각에 심리적인 만족감도 있지요.』
고박사는 핵의학교실의 스탭 20여명과「메디오콘스」라는 모임을 만들어 최신의학정보를 함께 사용하고 있다.

<김광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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