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은 하버드가 짱이에요, MIT가 짱이에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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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올해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모두 발표됐습니다. 아쉽게 올해도 한국인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반면 이웃 나라 일본은 2년 연속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죠.

스웨덴과 시차 때문에, 노벨상 수상 소식을 타전하느라 3일 동안 정신이 없었는데요, 그 와중에도 몇 가지 궁금한 게 있었습니다. 노벨과학상에서 일본이 요즘 속칭 ‘잘 나가는’ 분위긴데, 유럽 국가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많이 탔을까요? 예컨대 헬스케어 강국으로 알려진 스위스나 왕년에 세계를 주름잡던 러시아보다 더 노벨상 수상자를 많이 배출했을까요? 노벨상 수상 소식을 기다리면서 몇 가지 궁금했던 부분을 체크해봤습니다. 1901년부터 올해까지 노벨생리의학상·노벨물리학상·노벨화학상을 수상했던 588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전수조사 했습니다. 노벨과학상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유럽국가 전체와 미국 중 누가 노벨과학상을 더 많이 탔을까요?
유럽국가 전체가 미국보다 근소하게 노벨과학상을 많이 수상했습니다. 116년간 유럽대륙이 수상한 노벨상은 총 275개로 미국(258개)보다 많네요. 노벨상 수상자의 국적을 기준으로 집계한 것입니다. 다만 최근 40년을 보면 미국이 유럽대륙 전체보다 압도적으로 노벨과학상을 많이 수상했네요.
일본의 노벨과학상 개수는 전 세계에서 몇 등 정도인가요?
올해 노벨생리학상 수상을 포함해 일본은 지금까지 23명의 학자가 노벨과학상을 수상했습니다. 이 중 3명이 귀화 등으로 국적이 달라지긴 했지만요. 이는 전 세계에서 5위에 해당하는 기록입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노벨과학상 강국이 되어야 할텐데요.

국가별 노벨과학상 수상 현황 ( 최종국적 기준, 1901~2016년)

1위: 미국 258명
2위: 영국 82명
3위: 독일 65명
4위: 프랑스 35명
5위: 일본 20명

과거 나치 시절 독일 의학이 발달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독일은 노벨생리의학상도 많이 수상했나요?
독일은 나치 시절 전이나 이후나 꾸준히 비슷한 수준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노벨상 수상 시점을 25년씩 끊어서 보면, 나치독일 시절이던 1930~1940년대 독일은 3명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이는 그 이전이나 이후와 큰 변화가 없어요. 다만 21세기 들어서는 독일이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자를 단 1명만 배출했네요

독일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 현황

1901-1925년 5명
1926-1950년 3명
1951-1975명 3명
1976-2000년 4명
2001-2016년 1명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한국인은 당근 없겠죠?
네, 당근입니다. ^^; 그런데 한국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서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사람은 있답니다! 1987년에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던 미국의 생화학자 찰스 페더슨 박사는 놀랍게도 부산광역시에서 태어났어요. 어머니도 아버지도 한국인은 아니었지만, 우리나라가 대한제국 시절이던 1904년 일본인 어머니가 노르웨이 선원이던 아버지와 결혼하면서 한국에서 찰스 박사를 낳았답니다. 찰스 페더슨 박사는 8살까지 한국에서 거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학자들은 어디서 박사학위를 받았나요?
노벨상을 받은 사람들은 주로 미국인이 가장 많은 만큼 대학도 미국에서 다닌 경우가 많아요. 박사학위도 미국에서 받은 경우가 많고요. 다만 박사학위를 받은 학교를 일일이 따져봤더니 의외로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네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박사학위 수여 대학 순위

1위 영국 케임브리지대 49명
2위 미국 하버드대 43명
3위 미국 컬럼비아대 25명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학자들이 현재 속한 대학이나 최종적으로 연구했던 기관은 당연히 하버드대학교가 가장 많겠죠?
딩동댕! 그렇습니다. 하버드대학교가 1위네요.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박사학위자가 가장 많았던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은 3위로 밀렸습니다. 노벨상 학자들은 영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미국에서 사는 걸 선호하나 봐요.

노벨과학상 수상자의 최종 소속 기관

1위 미국 하버드대 27명
2위 미국 스탠퍼드대 22명
3위 영국 케임브리지대 21명
4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16명
5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14명

문희철·최준호·김유경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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