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혁명 영웅' 피델 카스트로의 아디다스 운동복 사랑…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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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1959년 쿠바혁명 지도자인 피델 카스트로 전 국가평의회 의장과 회담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2일(현지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피델 카스트로(90)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과 만났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이날 하얀색 운동복 상의와 검은색 하의를 입어 파란색 계열의 양복을 차려입은 아베 신조 총리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카스트로 전 의장이 입은 운동복은 독일 브랜드 아디다스. 아베 신조 앞에 앉은 카스트로 전 의장은 삼선 줄무늬가 뚜렷한 운동복을 차려입고 있었다.

카스트로의 운동복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지난해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회동에서도 파란색 아디다스 운동복을 입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지난해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과 만날 때는 검은색 아디다스 운동복을 입었다. 2014년 7월 아바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때는 흰색 운동복을 입은 바 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은 일상생활에서는 물론 국가간 공식석상에서도 독일 브랜드 아디다스 운동복을 즐겨 입는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카스트로 전 의장이 나이키와 필라 등 다른 스포츠 브랜드를 입었던 적이 있으나 2006년 장 출혈 직후부터는 아디다스 옷만 입고 있다고 전했다.

카스트로 전 의장이 아디다스를 즐겨입는 이유는 뭘까. 가디언은 미국과 오랫동안 대립한 쿠바의 정치적 상황이 독일 브랜드인 아디다스를 선호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력에서 물러나 서민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옷으로 표현하기 위한 일종의 수단이란 해석도 나온다. 쿠바 사회주의 혁명을 이끈 카스트로 전 의장이 양복 등 서양식 의복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을 것이란 얘기도 들린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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