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쌀 39만t 사들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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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확하는 쌀 39만t을 정부가 사들인다. 대풍 소식에 쌀값은 이미 하락세를 탔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생산된 쌀을 공공 비축용으로 36만t, 해외 공여용으로 3만t 매입한다고 18일 밝혔다. 합쳐 39만t이다. 도정하지 않은 벼를 기준으로 1354만 포대(한 포대 40㎏)에 해당한다. 매입 기간은 23일부터 12월 31일까지다.

정부는 해마다 수십 만t 쌀을 추수기간에 사들인다. 햅쌀이 한꺼번에 시장에 풀려 가격이 폭락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다. 그러나 산지 쌀값은 이미 떨어지기 시작했다. 올해도 쌀 풍년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쌀 재배 면적은 올해 77만9000㏊로 1년 전에 비해 2.5% 줄었다. 하지만 농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쌀 생산량이 대풍이었던 지난해 못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벼가 여무는 시기에 닥친 폭염이 쌀 생육에 오히려 도움이 됐다.

해마다 줄어드는 쌀 소비, 거듭하는 풍년에 산지 쌀값은 계속 내려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3일 기준 쌀 도매가격은 20㎏당 평균 3만4000원으로 1년 전 3만9800원과 비교해 14.6% 떨어졌다. 5년 평균(평년) 가격 4만1400원에 비해 17.9% 하락했다.

쌀값이 내려가면서 올해 정부의 공공비축미 매입 기준 가격도 따라 하락했다. 농식품부는 올해 쌀 우선지급금을 1등급 벼 40㎏ 기준 4만5000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우선지급금 5만2000원보다 7000원(13.4%) 낮다. 우선지급금은 정확한 햅쌀 시세가 나오기 전 정부가 미리 쌀농가에 지불하는 돈을 말한다. 연말 쌀값이 정해지면 정부가 차액을 정산해 농가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올해 우선지급금은 지난달 평균 산지 쌀값을 40㎏ 벼로 환산한 가격 4만8280원의 약 93%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13일 오경태 농식품부 차관보를 단장으로 하는 ‘쌀 대책 비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농식품부는 TF를 통해 사료ㆍ가공용 쌀 공급 확대, 쌀과 쌀 가공품 수출, 쌀 생산 조정 대책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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