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박 대통령 "북 도발, 자멸의 길 재촉"…일정 단축 조기 귀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차 라오스를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오전 11시30분(현지시간 오전 9시30분)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박 대통령은 또한 현지 공식 일정을 단축한 뒤 예정보다 4시간가량 일찍 귀국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라오스 현지에서 수행 중인 참모들과 긴급 회의를 주재하며 “북한의 핵 도발은 결국 자멸의 길을 재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핵실험은 국제사회의 단합된 북핵 불용 의지를 철저히 무시한 것으로, 핵 개발에 매달리는 김정은 정권의 광적인 무모함을 증명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핵 실험을 통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더욱 강도 높은 제재와 고립뿐”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 하에 유엔 안보리와 양자 차원에서 더욱 강력한 추가 제재 조치를 강구할 것이며, 더 나아가 북한의 핵 포기를 위해 모든 수단을 다해 압박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긴급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강석훈 청와대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그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날 공식 일정 중 한ㆍ라오스 정상회담과 양국 간 양해각서(MOU) 체결까지만 소화한 뒤 공식 오찬과 한ㆍ라오스 비즈니스 포럼 등 나머지 일정은 모두 취소하고 조기 귀국하기로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9일 오후 늦게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4시간가량 귀국 시간을 앞당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도 이날 오전 11시부터 40여 분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상황실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긴급 소집해 대응책을 논의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9시30분쯤 함경북도 풍계리 일대에서 5차 핵실험을 실시했다. 정부 당국은 이번 핵실험이 10kt(킬로톤) 정도의 폭발력을 갖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북한 핵실험 중 가장 큰 규모라고 판단하고 있다. 4차 핵실험 때는 6kt 규모였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