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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외교 성장 위해 나름대로 노력"|32년만에 물러나는 윤석헌 대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직업외교관중 최고참 현역의 한사람으로 50년대 후반이래 우리 외교사의 주요 현장에 있었던 윤석헌 대사(64)가 32년만의 외교관 생활에서 23일 퇴임했다.
69년부터 74년까지 최 장수 외무차관, 두 번에 걸친 주불대사(74년부터 79년까지, 81년부터 85년까지)최초의 특 임 공관장 등의 기록을 세우고 물러나는 윤 대사는『우리 외교의 성장 속에서 나름대로 노력했다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한다』고 감회를 밝혔다.
윤 대사는『외교관으로 투신할 때만 해도 해방이 된 후 독립이 되는 줄 알았더니 강대국의 놀음 속에 분단이 돼 외교로 나라를 만들어야 되겠다고 다짐했었다』며 당시 중앙고보 은사였던 변영태 외무장관이 외무부에서 일할 것을 권유해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고 회고.
-전두환 대통령의 유럽순방으로 한국외교 영역이 대폭 확대됐다고 보는데 유럽 통인 윤 대사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유럽은 EC를 통해 사회·문화·정치적 통합을 추진하면서 점차 세계 정치에 있어서의 위치를 회복하고 있어요. 한국 역시 그 동안 이룩한 발전을 기반으로 뻗어 나가고 있는 만큼 긴 역사적 전망으로 볼 때 상호 유익한 기반이 됐음에 틀림없죠』
-우리 외교는 지난 32년간 질·양면에서 큰 발전을 거듭해 왔으나 아직도 북한과의 소모전 외교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70년대 중반을 고비로 남북한의 이데올로기 경쟁은 이미 승패가 났습니다. 우리 외교의 1차적 목표는 대북한 제압이지만 상대적 가치는 높으나 이제는 주 과제는 아닙니다. 물론 대북한 관계와 대외관계는 상호관련이 있는 만큼 우리 외교정책은 대북한 및 대외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장·단기적 전망 속에서 오늘의 좌표를 정하고 앞으로의 정책방향을 정해야 합니다』한학에 조예가 깊었던 선친의 영향으로 한시에 손을 대기도 했던 윤 대사는 앞으로 연구기관에서 비상 근으로 조용히 책이나 읽겠다고 했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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