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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불 정상회담 예정보다 30분 넘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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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불 정상회담>
【파리=고흥길 특파원】14일 하오3시(한국시간 밤10시)엘리제궁에서 열린 전두환 대통령과「미테랑」프랑스 대통령의 한불 정상회담은 양측 통역만 배석시킨 가운데 약 1시간30분 동안 진행.
전 대통령이 세계평화를 위해서는 한반도에서 전쟁 재발이 우선적으로 방지돼야 한다는 내용의 세계정세와 한반도 정세 관을 소상하게 설명하자「미테랑」대통령은『남-북한간의 긴장이 대화로 풀릴 수 있겠느냐』고 질문하는 등 깊은 관심을 표명했고 전 대통령은『한국의 월등한 국력으로 남-북한 군사 균형이 달성되는 5년 뒤쯤에는 대화를 통한 긴장완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답변.
회담시간이 당초 예정했던 1시간보다 30분이나 넘자「미테랑」대통령은『오늘은 시간관계상 더 깊은 얘기를 나눌 수 없어 매우 섭섭하게 생각한다』면서『내일 오찬 때 다시 만나 더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희망.
「미테랑」대통령이 회담을 마치면서 자신의 개인 방명록을 내놓으며『각하의 사인을 받는 영광을 갖고 싶다』고 말하자 전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글로『세계평화와 프랑스의 번영과 영광을 위해 노력하시는「미테랑」대통령 각하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쓴 뒤 서명.
회담에 앞서 전 대통령은 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엘리제궁에 도착,「에리송」프랑스 대통령 경비 사령관의 안내로 궁 안의 뜰에서 의장대를 사열.
전 대통령은 사열을 마친 뒤 현관 앞까지 나온「미테랑」대통령의 영접을 받고 악수를 나누며 활짝 웃는 얼굴로「미테랑」대통령과 사진기자들을 위해 잠시 포즈.
양국 대통령은 이어「미테랑」대통령의 집무실로 들어가 기념촬영을 한 뒤 바로 회담을 시작.

<경제인 접견>
전두환 대통령은 14일 하오4시30분(한국시간 14일 밤 11시30분)숙소인 영빈관에서「장쿠르·걀리나니」불한 경협 위 회장 등 프랑스 경제인 16명을 접견, 환담했다.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지금까지 한불 양국간의 교역이 영·독에 비해 침체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하고『이번 나의 방문을 계기로 양국간 보완점을 찾아 협력해 나간다면 양국의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대통령은『한-불 양국이 경쟁 속의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손을 잡는다면 프랑스는 한국을 거점으로 제3국 시장 진출에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양국 기업인들이 진지하게 이 문제를 연구해 보도록 하라』고 당부.
전 대통령은『방금「미테랑」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길어져 예정시간 보다 1분이 늦었다』며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고는『이번 나의 방문은 양국관계를 보다 돈독히 하여 교역 등을 확대하자는 데 있다』고 설명.
이에 대해「피에르·쉬드로」프랑스 철도협회장은『불과 20년 전 만해도 한국은 농업국가였으나 이제 한국은 모든 악조건을 극복하고 일본 사람들이 1세기에 걸쳐 이룩한 성장을 불과 15년만에 달성했다』면서『이는 한국지도자의 용기·끈기·효율성 및 국민의 뒷받침이 그 원동력』이라고 지적.
「쉬드로」회장은 특히『프랑스가 기술이전에 인색치 않으며 한국의 어느 주변국가와 같이 제국주의 성을 띠지도 않고 있다』면서『프랑스의 첨단기술과 한국의 효율성과 끈기를 결합시킨다면 가장 모범적인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

<수상주최 만찬>
전 대통령 내외는 14일 하오8시(한국시간 15일 상오3시)「시라크」수상이 주최한 만찬에 참석.
「시라크」수상과 이날 첫 대면을 한 전대통령은 불어로『코망 탈레 부』(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하며 반갑게 악수.「시라크」수상은『프랑스 행정부 수반으로 취임한 이래 첫 공식 손님으로 각하를 모시게 된 것을 무한히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히고『우리 양국 외교관계 수립l백주년을 축하하는 계제에 각하의 방 불은 커다란 의미를 가지며 지리적인 거리를 초월해 한국과 프랑스 사이의 유사성을 강조하게 되는 것』이라고 역설.「시라크」수상은 또『88년 서울 올림픽에 이어「쿠베르탱」남작이 올림픽을 창설한지 1백주년이 되는 오는 1992년 파리가 다음 번 올림픽을 개최하게 된다면 대단히 뜻깊은 일이 될 것』이라고 다음 번 올림픽 유치 희망을 피력.
이에 전대통령은『파리 시장이 다음 번. 올림픽을 개최토록 서울 올림픽에서 올림픽기를 인수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즉석연설.
이날 만찬은 예정된 시간을 한시간이나 넘겨 밤 11시10분에 끝났다.

<영부인 다과회>
대통령 영부인 이순자 여사는 14일 하오(한국시간 14일 밤)숙소인 영빈관에서 파리 한인학교(교장 김양희)와 루앙 한인학교(교장 권혁주)의 교사 10명을 초청, 다과를 베풀고 환담.
이순자 여사는 이 자리에서『전에는 자녀를 외국의 학교에 진학시키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모들이 많았으나 외국에 진출한 사람들이 크게 늘어난 지금은 자녀들이 중-고교교육을 고국에서 받을 수 있도록 특수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할 만큼 인식이 달라졌다』 고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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