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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전쟁 '먼지 자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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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왕 경쟁에 불이 붙었다.

LG의 '쿨 가이' 박용택(24)이 '단독 드리블' 찬스를 잡는 듯했으나 도루의 대부격인 '바람의 아들' 이종범(33.기아)이 "나를 넘고 지나가라"며 덜미를 잡고 있다.

22일 현재 박용택이 29개로 1위, 이종범이 27개로 2위다. 3위 유지현(LG.16개)은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박용택과 이종범의 대결로 압축됐다고 볼 수 있다.

박용택에게 네개 뒤진 채 전반기 반환점을 돌았던 이종범은 20일 광주 SK전에서 도루 두개를 성공시켰다. 앉아서 타이틀을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다. 이종범은 박용택보다 나이가 아홉살 많아 체력에서 열세라는 시선을 거부한다.

이종범은 박용택보다 네경기를 더 남겨놓고 있다. 누가 1위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 지난해 신인으로서 도루 20개를 성공시켰던 박용택은 이미 자신의 기록을 넘어섰다. 경기당 0.37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박용택의 예상 도루수는 50개.

이종범과 박용택은 지난 17일 대전 올스타전에서 나란히 서군 1, 2번 타자로 출전했다. 그리고 약속이나 한 것처럼 나가면 뛰었다. 1회말 박용택이 먼저 스타트를 끊자 2회말 이종범이 맞장구를 쳤고 박용택이 곧바로 다음 타석에서 안타를 때리고 또 뛰자 이종범은 5회말에 2루 도루로 균형을 이뤘다.

둘은 4타수 2안타에 도루 2개씩을 기록했다. 이종범은 출루율(0.384)에서 박용택(0.330)보다 앞서 있다. 그러나 박용택은 젊음의 패기와 체력에서 이점이 있다. 도루왕 경쟁은 그래서 앞이 보이지 않는다.

22일 이종범은 비가 와 땅이 젖은 탓에 도루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3회 동점 솔로 홈런을 때리는 등 5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경기는 한화가 4-3으로 이겼다. 잠실(SK-LG).사직(현대-롯데).대구(두산-삼성) 경기는 비로 연기됐다.

이태일.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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