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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비아 무력 충돌을 보는 미·유럽의 눈|미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미 국방성은 전시 상황 비슷한 분주함 속에 움직이고 있다. 「와인버거」 국방장관은 지중해의 상황판을 펼쳐놓고 연일 기자 회견을 하고 있다.
미국무성은 이번 작전을 순수한 「자위 행위」라고 우기고 있다. 미 6함대가 시드라만으로 출동한 것은 전혀 도발의 의도 없이 『공해의 자유 항행권을 확인하기 의한 시위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리비아가 미사일을 쐈기 때문에 자위권을 발동했다는 것이 미 행정부의 공식입장이다.
그러나 미 행정부는 물론 의회와 언론들까지 모두 이 작전이 리비아의 테러 관련에 대한 응징으로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을 묵시적으로 양해하고 있다.
의회쪽 반응도 일반적으로 이 응징을 지지하는 방향이다.
배경 설명에 나선 미 행정부 관리는 공식 입장과는 달리 이번 공격이 지난해 12월 로마와 빈 공항에서 있었던 테러 행위와 리비아가 소련으로부터 받은 SA-5A 미사일 배치에 대한 대응으로 계획된 것이라고 시인했다.
미국은 거듭되는 대미 테러 행위에 대해 지금까지 대응 방법을 찾지 못하고 고심해 왔는데 이번 작전은 합법적 구실을 앞세워 실질적으로는 응징을 하는 방식을 시험하는 계기가 되었다.
이번 작전은 「슐츠」의 적극 응징론과 「와인버거」의 신중론이 합치된 결과인데 두 입장을 접근시킨 열쇠는 「자위권 발동」이라는 형식적 정당화 방식이었던 것 같다.
물론 군사적으로는 리비아가 막강한 미군에 반격할 여지는 없다.
그러나 대신 리비아가 능한 테러 공격으로 반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해외 공관과 해외 기지에 경계 강화령이 내려졌다.
일부 분석가들은 「카다피」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역으로 아랍 세계에서의 「카다피」의 지지 기반을 강화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도 그와 같은 가능성을 고려해서 이번 작전을 짧은 「히트 앤드 런」으로 끝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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