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민교협 “황인규 기획부총장 임명 철회하라” 긴급 성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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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민주화교수협의회(민교협)가 최근 기획부총장으로 임명된 황인규 교수의 임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긴급성명을 냈다.

민교협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A4 한 장 분량의 성명서를 내고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자신이 후보로 나선 선거에서 총장후보추천위원회(총추위) 위원장을 맡았던 교수를 26일 부총장에 임명했다”며 “이는 민주적 선출제도의 원리에 반하며 그 근간을 무너뜨리는 처사”라고 밝혔다.

민교협은 또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총리에 임명한 격’이라는 평이 나온다”며 “뒷날 학내외의 선례가 될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2014년 성낙인 총장 선출 과정에서 총추위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총추위는 점수를 매겨 3인의 총장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했다. 하지만 총추위가 내세운 3인의 총장 후보 가운데 1순위가 아니었던 성낙인 총장 후보를 이사회가 대통령에게 임용 제청했다. 그러자 총추위는 거세게 반발하며 회의 소집 등을 요구했지만 황 교수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교협은 “당시 이사회가 성낙인 총장 후보를 최종 후보로 결정하면서 사유를 전혀 밝히지 않았는데, 이에 대한 반발 의견을 총추위 위원장인 황 교수는 묵살하는 등 편파적으로 총추위를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서울대 안팎에서는 ‘황 교수의 이번 기획부총장 임명이 보은 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교협은 “황 교수가 성 총장 당선 때 일었던 여러 의혹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해왔다”며 “철회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황 교수 측은 “총장 후보 3인은 이사회에 무순위로 추천하게 돼 있었다"며 "총추위의 후보 추천이 있은 후 이사회의 최종 결정에 대해 총추위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윤재영 기자 yun.jae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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