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생활 답답하다' 생활관에 수류탄 터뜨린 이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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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인천 대청도 해병대 생활관에서 발생한 수류탄 폭발 사고는 현장에서 부상을 입은 이등병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해병대 6여단은 20일 군용물 절도와 폭발물 파열·군용 시설 손괴 등 혐의로 A(21) 이병을 구속해 군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A 이병은 지난달 13일 오후 9시30분쯤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해병대의 한 경계부대 생활관(소초) 건물 1층 현관에서 수류탄을 터뜨린 혐의다. 당시 건물 안에는 10여 명의 병사들이 있었지만 생활관 내부 시설물 일부가 파손됐을 뿐 큰 피해는 없었다.

A 이병은 수류탄 파편에 맞진 않았지만 폭발 당시 충격으로 두통 등을 호소해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올해 4월 중순 해병대에 입대한 그는 사건 직후 "기억이 잘 나질 않는다"며 진술을 회피했다. 그러나 군 헌병대 조사에서 "섬 생활이 답답했고 주변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고 자백했다.

해병대 관계자는 "A 이병은 작전이 끝난 뒤에도 수류탄을 가지고 있었다"며 "윗선에서 탄 반납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만큼 대대장과 작전장교 등 지휘 계통 간부 6명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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