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민 징크스 떨쳐낸 넥센, NC전 4연패 탈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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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넥센이 NC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단 한 번의 기회를 놓치지 않은 집중력이 돋보였다.

NC는 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NC전에서 7-4로 이겼다. 시즌 44승(1무36패)을 거둔 넥센은 NC전 4연패에서 벗어났다. NC와의 상대전적은 4승6패가 됐고, 두 팀간의 승차는 5.5경기로 줄었다.

넥센은 NC 선발인 정수민에게 번번이 당했다. 정수민의 데뷔 첫 선발등판이었던 5월 19일 경기에서는 5와3분의1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 7개를 때렸지만 1점 밖에 뽑지 못해 6-2로 졌다. 정수민의 프로 데뷔 첫 승. 지난달 7일 창원 경기에서도 7이닝 2피안타·무실점으로 압도당했다. 정수민의 최다이닝 투구 및 탈삼진(7개) 기록을 세운 경기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앞선 두 차례 등판에서 정수민이 잘 던졌다. 박정음을 빼볼까도 생각했는데 상대 전적(6타수 3안타)이 제일 좋아 그대로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넥센 타자들은 세 번째 대결에서도 정수민에게 끌려갔다. 4회까지 안타 2개에 그치며 점수를 뽑지 못했다. 최고 시속 148㎞의 빠른 공에 포크볼가 배합한 정수민의 투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5회에는 채태인·박정음·박동원이 연속 삼진을 당했다. NC는 1회 테임즈의 희생플라이와 6회 박석민의 투런포로 3점을 뽑아냈다. 넥센 최다승(10) 투수인 신재영은 6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넥센의 방망이가 6회부터 터졌다. 6회 말 공격을 앞둔 넥센 타자들은 더그아웃 앞에 모였다. 심재학 넥센 타격코치는 선수들에게 손가락을 펴가며 뭔가를 설명했다. 거짓말같이 5회까지 2안타에 그쳤던 넥센의 방망이는 그때부터 터지기 시작했다. 서건창의 내야안타 이후 고종욱이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김하성이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때려 1사 2·3루를 만들었다. 윤석민의 유격수 땅볼로 한 점을 만회한 넥센은 구원투수 임정호와 장현식을 상대로 안타 3개를 몰아쳐 단숨에 4-3으로 뒤집었다. 8회 초 동점을 허용했지만 9회 3점을 뽑아낸 뒤 마무리 김세현이 1이닝을 막아 승리를 지켰다.

심재학 코치는 "내가 부른 건 맞다. 영업비밀이라 자세한 미팅 내용은 알려줄 수 없다. 나도 먹고 살아야 하지 않냐"며 웃었다. 심 코치는 "이런 미팅을 자주 하지는 않는다. 정수민의 투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염경엽 감독은 "NC전에서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는데 오늘 경기가 NC전을 잘 풀어가는 실마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고척=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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