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플러스] 김우중씨 부동산 대부분 팔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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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경매에 부쳐졌던 대우그룹 김우중 전 회장 소유의 부동산이 대부분 팔렸다.

수출보험공사는 최근 金전회장의 소유였던 6만6천평 규모의 안산농장 재경매에서 朴모씨가 66억6천6백만원을 써내 낙찰됐다고 14일 밝혔다.

안산농장은 두번 유찰되고 한번 재입찰되는 진통 끝에 새 주인을 맞게 됐다.

이에 앞서 올 1월 서울 방배동의 金전회장 자택도 48억원에 팔렸다. 수출보험공사는 "경남 거제도에 金전회장 명의의 일부 야산이 있지만 다른 곳에서 근저당을 많이 설정해 포기했고, 우리가 압류한 부동산은 모두 처분했다"고 말했다. 수출보험공사는 대우그룹에 대해 2천10억원의 채권을 갖고 있다.

金전회장에게 안산농장과 방배동 자택은 각별한 곳이었다고 한다. 1999년 대우그룹 자구책으로 전 재산을 금융권에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할 때도 그는 안산농장과 방배동 자택은 제외시켰을 정도였다.

안산농장은 미국 유학 도중 사망한 金전회장의 큰아들 선재씨의 분묘가 안치됐던 곳. 그는 안산농장이 처음 경매에 부쳐졌을 때 큰 아들의 유골을 파내 화장(火葬)한 것으로 알려졌다. 金전회장은 안산농장을 휴식 및 사업구상을 위한 곳으로 활용했고, 큰아들의 분묘를 이곳에 안치한 것도 늘 곁에 두고 싶어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방배동 집은 金전회장이 각국 원수와 장관급 귀빈을 접대하며 70~80년대 수출드라이브 현대사를 장식했던 장소다. 당시 범국가적 근검절약 풍토 때문에 민간인이 큰 집을 갖는 게 용납되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박정희 전대통령이 金전회장의 이런 노력을 인정, 넓은 집을 갖는 것을 눈감아줬다고 한다. 이 곳에는 고급 빌라가 신축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산=정찬민.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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