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 EC수출 | VTR 대신 카세트 등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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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구주공동체 (EC) 산업상이사회가 25일 VTR관세율을 현행 8%에서 14%로 인상하는 집행위계획을 승인함에 따라 EC에 대한 우리 나라의 VTR수출에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정부와 업계는 우려하고있다.
우리 나라 VTR의 대 유럽진출은 지난 1일 삼성전자의 7천대 처녀수출을 계기로 이제 시장개척을 시도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이번 EC의 대폭적인 관세인상조치는 가격경쟁력문제가 생기게된다. 특히 일본은 수출물량이 많고 현지공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제품과 가격경쟁에서 불리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와 업계는 VTR관세인상조치에 대한 대처방안으로 GATT (무역 및 관세에 관한 일반협정) 내 저지노력과 아울러 휴대용 카세트녹음기·녹음테이프· 카메라· 반도체 등 대중소비전자 제품에 대한 EC의 보상적 관세인하계획과 관련, 이들 보상품목의 수출증대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유럽 현지 전자업체와의 기술협력 및 현지공장 건설 또는 기존 현지공장의 VTR생산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일본은 작년의 경우 EC에 대해 VTR의 완제품을 3백95만대 수출하고 현지공장을 통해 1백10만대 생산, 91.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있는데 이어 금년 말이면 현지생산능력을 2백60만대로 늘릴 계획이어서 EC관세율인상에 따른 피해를 그만큼 줄일 수 있게된다.
따라서 한국도 비록 VTR의 처녀수출단계이기 때문에 대EC수출수요와 수출목표를 분명하게 잡지 못하고 있기는 하지만 어차피 VTR수출을 추진하려면 현지생산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영국에 7천대의 VTR를 수출한 것을 계기로 금년내 3만대의 수출을 계획하고 있었는데 이 같은 여건변화를 고려, 기존 포르투갈현지생산공장에서 컬러TV이외에 VTR를 생산하는 계획을 검토중이며 금성도 빠른 시일내 유럽현지공장건설을 구상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신구 한국전자진흥회장은 EC조치와 관련, 이 같은 높은 관세율로는 VTR의 대EC역내수출에 애로가 많을 것이라고 밝히고 보상품목의 수출을 늘리도록 하면서 현지 VTR생산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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