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위원장 맡아달라” 김형오 찾아간 정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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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지난 20일 김형오(사진) 전 국회의장을 만나 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줄 것을 요청했다고 당 핵심 관계자가 23일 전했다.

김 “나보다 좋은 분 추천” 고사

정 원내대표는 자신의 비대위원장직 겸직에 반대하는 당내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물밑으론 김 전 의장 등을 만나는 등 새 비대위원장 찾기 작업을 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김 전 의장 외에도 다른 명망가들과도 계속해서 접촉 중인 걸로 안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가 김 전 의장을 찾아간 20일은 4선 이상 중진들을 모아 연석회의를 연 날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비대위원장-원내대표직 분리 ▶혁신형 비대위원장 영입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정 원내대표는 명확한 수용이나 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회의를 마친 뒤 몇 시간 만에 김 전 의장을 찾아가 비대위원장직을 제안한 것이다.

다만 김 전 의장은 “나보다 더 좋은 분들이 있어 추천을 해 드렸다”고만 말했다. 일단 고사했다는 뜻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당이 간곡하게 부탁하면 김 전 의장은 전향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문제는 오히려 친박계의 반응”이라고 말했다. 친박계 중진들은 20일 회의에서부터 박근혜 정부에서 사회부총리를 지낸 황우여 의원 등을 비대위원장으로 추천했다. 반면 김 전 의장은 친정인 새누리당을 향해 쓴소리를 해오다 지난 3월 탈당한 상태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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