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달러 '버핏 효과' 받은 애플 덕분에…뉴욕 증시 1% 안팎 상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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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 탓에 올 들어 약세를 보였던 애플 주가가 ‘버핏 효과’를 타고 2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애플 덕분에 뉴욕 증시로 상승세로 마감했다.

애플은 16일(현지시간) 워런 버핏 회장의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했다는 소식에 전날 대비 3.71% 오르며 93.88달러에 마감했다. 지난 3월 1일 이후 2개월 15일 만에 일일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이날 버크셔해서웨이는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를 통해 지난 1분기(1~3월) 애플의 주식 총 980만주(10억6938만달러 어치)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에선 애플뿐만 아니라 넷플릭스(1.41%),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0.75%)이 상승했다.

애플 주가는 지난달 중순 이후 19%나 떨어졌다.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지난 분기 매출이 13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데다 지난달 28일에는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이 애플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히는 등 악재가 많았다. 이런 가운데 버핏의 주식 매입이라는 새로운 호재가 등장하면서 애플 주가는 증시 개장 직후부터 상승하기 시작했다.

버핏 또한 그간 애플 주식 매입에 부정적인 자세였다. 버핏은 2012년 '왜 IBM에는 투자하면서 애플엔 투자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IBM이 잘못될 가능성이 구글이나 애플이 잘못될 가능성보다 더 작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이번 애플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인 건 정보기술(IT) 업계에 대한 그의 시각이 변했음을 뜻한다.

버핏은 1분기 중에 IBM 주식도 19만8000주 사들인 것으로 이날 보고했다. 이에 따라 2011년 첫 IBM 투자 때 100억 달러였던 버핏의 투자금액은 현재 123억 달러로 평가되고 있다.

뉴욕 증시도 애플의 상승세와 함께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전날 대비 오름세로 마감했다.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전날보다 1% 상승한 1만7710.17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은 0.98% 오른 2066.66를 기록했다.

특히 유가 상승이 증시를 끌어올렸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3.3% 상승한 배럴당 47.72달러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강력한 수요와 산유량 급감 영향으로 공급 과잉 현상이 예상보다 훨씬 일찍 공급 부족 현상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골드만삭스는 2분기 WTI 선물 가격 전망치를 기존 배럴당 35달러에서 배럴당 45달러, 하반기 가격 전망을 배럴당 45달러에서 배럴당 50달러로 올려 잡았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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