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 쥔 손' 흑인 육사 여생도 징계 면해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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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포인트 흑인 여생도 16명이 졸업기념으로 주먹을 쥐고 찍은 단체 사진. 아래사진은1968년 멕시코 올림픽 남자 200미터에서 우승한 미국 대표선수 스미스(가운데)와 카를로스(오른쪽)가 시상식에서 검은 장갑을 끼고 주먹을 쥔 손을 높이 들어올린 모습.

주먹을 쥔 채 졸업 기념 단체 사진을 촬영해 논란을 일으켰던 웨스트포인트 흑인 여생도 16명이 징계를 피하게 됐다.

웨스트포인트 캐슬런 교장은 10일 "자체 조사 결과 생도들의 행동이 정치적 견해 표명을 금지한 학칙을 위반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생도들은 우리는 단결한다는 의미와 함께 졸업을 자축하는 뜻으로 주먹을 쥔 것"이라며 징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제스처가 오해를 불러 정치적 균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과 사진 유포가 가지는 영향력을 간과한데 대해서는 지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에 나오는 흑인 여성 생도들은 오는 5월21일 졸업을 앞두고 웨스트포인트에서 가장 오래된 막사 건물 앞에서 옛 군복을 입고 단체 사진을 찍었다. 그런데 이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은 흑인 생도들의 치켜든 주먹 손이 과거 흑인 인권 운동을 상징한 제스처를 연상시킨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이다.

주먹 쥔 손을 높이 치켜드는 제스처는 1960년대 흑인 인권 운동에서부터 근래 흑인에 대한 공권력 살상에 반대해 일어난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운동에 이르기까지 정치적인 메시지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오랫동안 활용되어왔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남자 200미터 시상식에서 미국 대표선수인 토미 스미스와 존 칼로스가 미국 국가가 연주되며 국기가 게양되는 순간 검은 장갑을 끼고 주먹을 쥔 손을 높이 들어올려 누구나 다 아는 흑인 인권 운동 제스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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