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만 30여명 인질 공항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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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이루트·워싱턴 UPI·AP=연합】 승객과 승무원 1백53명이 탄 미국 TWA항공소속보잉727 여객기를 납치, 연3일께 베이루트와 알제를3차례 오가며 인질극을 벌이고 있는 납치범들은 17일상오현재 (한국시간)부녀자와어린이등 일부석방자를 뺀 미국인승객 30여명을 여전히 인질로 잡고, 동료수감자들의석방을 요구하며 베이루트공항에서 대치중이다.
과격 회교 시아파대원들로 보이는 무장 납치범 12∼15명은 그들의 대리인격인 아말운동 지도자 「나비·베리」와 국제적십자사, 레바논정부및 프랑스·영국대표등이 이스라엘에 억류중인 동료 7백∼8백명의 석방협상을 벌이도록 요구하면서 이것이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나머지 인질들을 모두 살해하겠다고 위협하고있다.
사태가 악화됨에 따라 「레이건」대통령은 주말휴가를 취소한채 백악관에 돌아와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소집, 대책을 논의했으며 이스라엘등 관계국들도 사태해결방안을 숙의하고있다.
이와함께 미정부는 인질구출작전을 비롯한 만약의 사태에 대비, 특수테러대책반델타부대를 중동에 급파했다.
납치범들은 로마로 향하던TWA기를 아테네공항 이륙직후 납치, 베이루트공항에 강제 착륙시키고 1차로 여자와 어린이 19명을 석방했다.
이후 납치범들은 승무원들을위협, 베이루트∼알세∼베이루트∼알제∼베이루트를 오가며 요구사항의 관철을 고집했으며 이 와중에서 미해병으로보이는 승객1명을 살해하고2, 3, 4차에 걸쳐 80여명의 승객을 추가로 풀어줬다.
범인들은 그러나 미국인승객 30여명을 계속 인질로 잡은채 「레이건」 미대통령에 대해 군사행동을 자제해줄것과 동료석방을 여전히 요구하며 승객들로 하여금 「레이건」대통령에게 납치범들의 요구를 들어주라는 내용의 편지를 쓰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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