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소롭티미스트 미주연합회 홉스 회장 방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1999년 대지진 때 수많은 터키 여성이 남편을 잃고 생계의 위험에 부닥쳤습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카펫을 짤 수 있도록 실 값을 대줬어요. 카펫이 완성되면 미국에 가져가 경매로 판 뒤 수익금을 다시 터키로 보내줬죠. 그들은 그 돈으로 가족을 부양할 뿐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학교를 세웠습니다. 더 좋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였죠."

전문직 여성들의 봉사단체인 국제소롭티미스트(SI) 미주연합회의 빅토리아 홉스(61) 회장. 그는 자기가 속한 SI 샌디에이고 클럽(SI 회원들은 지역별 클럽 단위로 봉사를 펼치고 있다)의 터키 구호활동은 한 가지 예일 뿐이라고 했다. 전 세계 119개국의 회원 10만 명이 '여성의 삶을 향상시키자'는 SI의 설립 취지에 걸맞게 다양한 방법으로 불우 여성들을 돕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아프가니스탄.르완다.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등에서 추진되는 ' 여성자립 프로젝트'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전쟁으로 졸지에 생계를 떠맡게 된 여성들을 위해 각종 수공예 기술을 가르치는 학교를 세웠죠. 여성 가장에게 대출을 해준 뒤 농장을 운영케 해 그 수익으로 대출금을 갚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고요."

지난해 9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직접 방문했던 홉스 회장은 "해당 여성들이 무기력하게 정부나 국제기구의 지원에만 의지하려는 대신 스스로 뭔가 해보려는 의지를 보이는 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홉스 회장은 81년 SI에 가입한 뒤 다양한 직책을 거쳐 북남미와 동북아 지역을 총괄하는 미주연합회장을 맡게 됐다. 경영컨설팅회사의 대표이기도 한 그는 19일 열린 SI 한국협회의 정기총회에 참석했으며, 21일 출국한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