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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화만사성] 튀어나온 디스크에 고주파 열 쏴, 10여 분 뒤 허리·다리 가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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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태 원장이 고주파 특수 내시경을 이용해 허리 디스크를 치료하고 있다. 시술시간이 10~15분으로 짧고 부작용·후유증이 적은 장점이 있다. 프리랜서 김정한

척추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뼈·관절이다. 그래서 안전장치가 있다. 척추뼈 사이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다. 34개 뼈를 이어주면서 내·외부 충격을 흡수한다. 간혹 안전장치에 이상이 생기는데 ‘허리 디스크’라 불리는 추간판탈출증이 대표적이다. 오래 압박을 받은 디스크가 옆으로 삐져나와 신경을 압박한 탓에 통증이 심하다. 다행히 최근엔 수술 없이 허리 디스크를 치료할 수 있다. 치료 결과는 의사에 따라 다르다. 비수술적 치료법은 난도가 높다. 관건은 얼마나 숙련된 의사에게 시술을 받느냐다.

척추질환 비수술 선도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

허리 디스크는 특별한 계기 없이 발생한다. 자동차 타이어가 오랜 기간 닳다가 어느 순간 터지는 것과 같다. 기침이나 재채기 같은 사소한 동작에도 발생할 수 있다. 개그맨 정준하씨가 그랬다. 지난해 5월 문득 허리에 통증을 느꼈다. 하필 해외촬영 일정이 잡혀 있어 별다른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출국 길에 올랐다. 해외촬영 중 일이 터졌다. 허리와 오른쪽 다리에 참을 수 없는 통증이 찾아왔다. 촬영 막바지엔 잠을 거의 자지 못할 정도였다. 귀국하자마자 병원을 찾았다. 강남초이스정형외과병원 조성태 원장은 “MRI 검사 결과 디스크가 아래로 흘러내려 신경을 심하게 압박한 상태였다”며 “그 정도면 적어도 4~5년 전부터 디스크 탈출이 진행됐다고 볼 수 있다. 허리에 상당한 무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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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정준하(오른쪽)씨가 허리 디스크 시술을 받은 뒤 조 원장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그는 수술 후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10분간의 시술 결과가 매우 좋았다. 허리와 다리 통증이 사라졌다. 정씨는 당일 퇴원했다. 이후 왕성한 방송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 원장은 “고주파를 이용해 튀어나온 디스크에 열을 가하자 디스크가 쪼그라들었다. 신경압박이 풀리고 통증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척추질환은 무조건 수술할 필요가 없다. 조 원장에 따르면 수술이 필요할 정도로 증상이 심각한 환자는 전체의 5% 정도에 불과하다. 대부분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 내시경이나 고주파를 이용할 수 있다. 두 방법 모두 허리에 긴 대롱을 집어넣는다. 굵기에 차이가 있다. 내시경은 연필 정도이고, 고주파는 굵은 바늘 정도다. 얇을수록 환자가 느끼는 고통이 적다. 때문에 내시경은 척추마취를, 고주파는 국소마취를 한다. 고주파의 경우 더 얇은 만큼 내시경이 들어가지 못하는 깊은 부위까지 도달할 수 있다. 더 섬세한 시술이 가능하다. 척추 주위 근육·신경 손상 염려가 없다. 때문에 시술이 끝난 뒤 신경 유착이나 통증 같은 후유증이 적다.

내시경 척추마취, 고주파 국소마취

시술 시간에도 차이가 있다. 내시경은 숙련된 의사라도 1시간 정도 걸리는 반면, 고주파는 10~15분이면 끝난다. 회복기간도 더 짧다. 일정이 바쁜 연예인이나 직장인은 고주파 시술을 많이 선택한다. 실제 정준하씨 외에도 가수 휘성, 거미, 케이윌, 방송인 김종국 등이 이 병원에서 고주파 시술을 받았다. 조 원장은 “시술이 빨리 끝난다고 효과가 떨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섬세한 치료를 할 수 있어 효과가 더 좋다”고 말했다.

치료 결과를 결정하는 건 의사의 숙련도다. 특히 다양한 치료법이 있는 척추 시술 분야에선 의사의 실력이 치료성적을 크게 좌우한다. 그 중에서도 고주파 시술은 난도가 매우 높다. 매우 섬세한 ‘손 기술’이 필요하다. 그래서 고주파 시술만을 전문적으로 하는 병원은 많지 않다. 대부분 신경성형술이나 레이저 시술을 병행하며 통증을 잡는다.

고주파 치료법 핵심은 의사 숙련도

‘맛집’에 대부분 메뉴가 한 가지밖에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조 원장은 “안전하고 빠른 데다 더 섬세한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주파 시술만을 고수하고 있다. 최근엔 기존 고주파 시술로는 어려웠던 재발 디스크나 디스크에 동반된 협착증까지 치료할 수 있는 고주파 특수 내시경을 이용해 치료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고도로 정밀한 수술이기 때문에 의사의 경험이 관건이다. 숙련된 의사가 아니면 오히려 악화될 수 있다. 지난 6년간 매년 수천 명 이상을 치료하며 경험을 쌓았다”고 말했다.

디스크 치료는 끝이 아닌 시작이다. 구멍난 타이어에 땜질을 하는 게 수술·시술이라면 새 타이어로 갈아 끼우는 건 재활치료에 해당한다. 오랜 사용으로 타이어가 닳았다면 언제든 다시 터질 위험이 있다. 재발 가능성이 적은 시술인 고주파 치료도 마찬가지. 건강한 허리를 만들기 위해선 재활치료가 중요하다. 초이스병원의 경우 시술을 받은 후 3개월간 일주일에 한두 번씩 병원에서 도수치료·감압치료·체외충격파치료·초음파치료 등을 진행한다. 통증에 의해 근육과 인대가 많이 경직돼 있는 상태기 때문에 이를 풀어주기 위해서다. 조 원장은 “허리 디스크가 발생하는 원인은 척추에 실리는 압력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압력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재활을 한다. 허리 근육을 강화해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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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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