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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양극화해소·민주화지속"|크리스천 아카데미·창립 20주맞아「신앙고백」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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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기독교 사회선교와 교회 갱신운동의 한 구심체인 크리스천 아카데미(원장 강원용목사)가 7일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아카데미는 이날 하오 서울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에서 기념식을 갖고 제2의 도약을 다짐하는 「민주문화 공동체」지향의 신앙고백(Manifesto)을 발표한데 이어 기념대화·음악회·연극공연 등의 다채로운 축제행사를 펼쳤다.
아카데미운동이 신앙고백을 통해 밝힌 앞으로의 운동 이념은 10주년 때 표방했던 대화와 양극화 해소·인간화·민주화를 그대로 지속한다는 것.
근대화(60년대)와 인간화(70년대)를 표어로 내걸고 그동안 벌여온 아카데미 사회운동의 중요내용은 대화모임·사회교육·출판 등이다.
급격한 사회변혁에 따른 사회 각계 각층의 양극화현상을 해소하고 대화정신의 생활화를 통해 민주화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취지로 64년9월부터 시작한「대화모임」은 20년 동안 정치·경제·사회·문화·종교문제 등을 주제로 현재까지 2백50여 회를 열었다.
대화모임과 함께 아카데미운동의 양대 지주인 사회교육은 75년 수원의「내일을 위한 집」 (사회교육원)개관을 계기로 본격화됐고, 5천7백여명의 중간집단요원 양성과 4천6백여명의 사회운동 지도자 훈련교육을 실시했다.
아카데미 신앙고백이 밝힌 민주문화공동체운동은 각 분야의 관심별 자유와 참여정신의 조직화를 통해「사회의 인간화」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양극화와 권력화를 극복한 정치 문화 형성의 우선과제로는 국내의 정치적 갈등구조 해소와 지방자치제·교육자치제의 실시를 제시했다.
이같은 일들이 곧 민주문화 정착의 요체라는 것이다.
또 아카데미 신앙고백의 민주문화공동체는 남북문제에도 지대한 관심을 표명, 민족동질성을 통한 공동체적 연대강화의 추구를 강조했다.
아카데미 신앙고백은 오늘의 구조적 위기를 야기하고 있는 문제들로 △노사관계 △남북분단문제 △역사해석 △계층간의 갈등 △지역감정 등을 지적했다.
이밖에 근대화와 경제성장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권위주의적인 정치질서 등도 반성의 과제로 제기했다.
크리스천 아카데미는 지금까지 받아온 독일교회의 재정지원도 20주년을 계기로 끊고 자립의 길을 닦아 나갈 예정이다. 구체적인 재정자립방안은 아카데미하우스를 고급호텔로 개축, 임대하고 교육원을 새로 건립할 계획.
창립20주년 기념행사로는 △평화를 위한 종교간의 대화(6∼7일·아카데미하우스) △음악회·뮤지컬 드라머『말』공연(7∼10일·문예회관) 등. 종교간 대화에는 천주교·개신교·불교·유교·원불교·천도교 등의 한국6대 종교의 전공학자들이 자리를 함께한다.
아카데미 20주년 신앙고백은 진보와 보수의 입장을 중화하려는 배려가 엿보이는 근래 보기 드문 한국 기독교의 신학선언이기도 하다. <이은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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