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코드 심어 돈 빼낸 러시아 해커 일당, 미국에서 최소 징역 9년형 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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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악성 코드를 발견한 뒤 이걸 다른 사람의 컴퓨터에 심어 은행 잔고를 빼가는 등 범죄를 저지른 러시아 해커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법정에서 징역 9년형을 선고받았다.

알렉산드르 안드레예비치 파닌(27)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해킹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지난 2014년 1월 저지른 은행 및 통신 사기사건의 범행을 인정하고 검찰과의 협상 끝에 법원에서 이처럼 선고받았다.

파닌은 온라인상에서 ‘그리보데몬’이나 ‘하더맨’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했다. 그는 ‘스파이아이’라는 악성 코드를 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파이 아이는 피해자의 컴퓨터에 잠복해 있다가 스스로 은행계좌나 신용카드의 비밀번호 등 정보를 훔쳐 해커들이 만든 은행 계좌로 잔액을 이체하도록 설계됐다. 검찰은 그가 이 악성 코드를 이용해 2010~2012년 동안 세계 각지의 은행 컴퓨터 5000만대 이상을 해킹해 10억 달러 이상의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알제리 출신 공범 함자 벤델라지(27)는 파닌이 개발한 이 해킹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팔았다.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인 마크 레이는 법정에서 “이들은 인터넷상에서 사이버 범죄에 관한 포럼 등을 통해 스파이아이를 선전하고 개당 500달러~1만달러를 받고 판매했다”고 증언했다. 결국 벤델라지는 법정에서 15년형을 받았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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