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파리"향수 되찾는다|외국작가·화가 등 동인활용 활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파리의 외국예술인들이 최근 잡지나 전문지 등을 잇달아 창간하고 이를 통해 작품을 발표하는 등 활발한 동인활동을 벌여 에콜 드 파리 (파리파) 시대의 향수를 되살려주고 있다.
에콜 드 파리는 1차 세계대전 전후부터 2차 대전 때까지 파리를 무대로 활약한 일단의 외국인 화가들을 가리키는 말로 이탈리아의「모딜리아니」, 러시아의「샤갈」 「스틴」, 불가리아의「파스킨」, 폴란드의「키슬링」, 일본의 「후지다」 등이 여기에 속했다.
그러나 이 시대에 파리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외국인작가나 시인 등 문인들도 에콜 드 파리로 불리고 있으며 「조이스」 「제르트루드·스타인」 「조지·오웰」 「헨리·밀러」 「헤밍웨이」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지금도 파리 몽파르나스 거리에는 아시아나 동구·남미 등 세계각지에서 자의 또는 타의에 의해 망명해온 화가나 시인·작가·젊은 지식인들이 모여들어 에콜 드 파리의 명맥을 지켜가고 있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를 썼던 「헤밍웨이」의 몽파르나스 시대만큼의 활기는 사라졌지만 이들 외국예술인들은 『프랑크』 『파리 매거진』『패션』 등의 잡지를 내며 에콜 드 파리의 영광을 되찾으려 애쓰고 있다.
이들 잡지 가운데 현재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영어판으로 발행되고 있는 현대미술 및 문학전문지 『프랑크』로 미국과 콜롬비아·서독·파리 등에서 수학한 보스턴 출신의 젊은 작가 「데이비드· 애플필드」 가 83년에 창간했다. 『프랑크』 최근호는 「케루악」「페르링·게티」 「마주로브스키」 「알바레르·리오스」 「미셸·뷔토르」등의 미발표작품을수록, 관심을 모았다.
『파리 매거진」 은 파리에서 셰익스피어 출판사를 경영하고있는 「조지·휘트먼」이란 출판인이 내는 잡지로 그는 이 잡지를 통해 외국망명작가들을 발굴해 키워주고 있다. 이른바「망명잡지」로 통하는 이들 간행물은 모두 영어판이며 계간 또는 연간이 대부분이다.
「망명잡지」 가운데 프랑스어로 발행되고 있는 것으론 68년 체코에서 망명한 「안토닌·리엠」 의 『라 레트르 앵테르나쇼날』이란 문학지가 있다. 【파리=주원상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