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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협박자 보도에 깜짝 놀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연초록 T셔츠, 검은색 바지, 베이지색 바바리코트를 입고 검정색 구두를 신은 범인은 깔끔히 면도를 한 얼굴로 태연자약하게 범행을 털어놓으면서 담배를 요구해 피우는 등 여유를 보였다.
-범행은 언제부티 계획했나.
▲지난해 9월초 일간지에서 일본모리나가제과 독극물투입사건 기사를 본뒤 염두에 두고 있다가 빚도 갚고 새사업 자금을 마련키 위해 12월초 범행을 결심했다.
-완전범죄를 노렸나.
▲순간적인 생각에서 시작한 것으로 가능성은 20∼30%정도로 보았으며 협박편지내용대로 독극물 투입은 생각하지 않았다.
-협박편지는 모두 몇차례 보냈느냐.
▲모두 6차례로 해태제과 1회, 농심 2회, 삼양식품 2회, 한국화약 1회가 전부다. 이때 「원영일」 「윤철우」란 이름을 사용했다.
-나머지 7차례는 누구 짓인가.
▲모른다. 사건이 보도되면서 「오영권」 「최춘식」 「이길남」 「김지혜」 「김성철」 등의 이름이 협박자로 거론되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고 또 다른 조직이 있구나 생각했다.
-해태제과, 농심, 삼양식품, 한국화약을 택한 이유는.
▲순간적으로 선택한 것이다. 전화번호부를 뒤져 주소를 확인했고 사장이나, 회장이름은 신문지상에서 알았다,,
-1남2녀를 둔 아버지로써 어린이를 고객으로 하는 식품회사를 협박대상으로 택한 이유는.
▲일본 모리나가 사건을 흉내낸 것일 뿐이다. 돈을 우려내기 위한 방편이지 특정회사에 피해를 주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
-처와 동생이 6천만1천원이 입금된 제일은행 예금통장을 본뒤 지난 26일 보도가 되자 『솔직이 이야기해달라』고 물었을때 뭐라고 대답했나.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고 심부름했다. 범행내용은 모르고 단지 「하수인」노릇만 했다』고 했다.
-협박편지 문귀 중 「전과자」 「17인의 갱생회」등을 거론한 이유는.
▲사기죄로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돼있으면서 교도소생활과 말씨에 익숙한데다 전과자라는 것을 이야기해야 동정을 받을것 같았다.
-제일은행 본점에서 6천만원 인출에 실패한 뒤 경찰이 지불중지를 했다는 것을 알았을 터인데 부평으로 간 이유는.
▲서울에서는 경찰이 지불중지를 요청해놓아 불가능한줄 알았다. 친구 이모씨(38)와 함께 인천에 놀러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연스럽게 부평에 들렀다. 이때 친구이씨에게도 『도와주는 사람이 있어 돈을 찾아 전에 하던 건축업이나 새로이 보험대리점을 했으면 한다』고 둘러댔다.
-정말 단독으로 행동했느냐.
▲혼자서 발상, 실행했다.
-사건이 알려지고 난뒤 어쩔 생각이었느냐.
▲올 것이 왔구나 싶었다. 자수할 마음도 있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지금 심정은.
▲물의를 일으켜 국민에게 죄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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