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김태균은 왜 목표가 없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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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은 지난해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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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김태균(34)은 지난해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목표라고 밝혔다. 그런데 21일 서산 2군 훈련장에서 만난 그는 "목표요? 말하면 뭐하나요"라고 웃었다. 김태균은 왜 목표가 없을까.

김태균은 지난해 타율 0.316, 21홈런·106타점을 올렸다. 자신이 세운 목표 중 달성한 부분은 타점 뿐이었다. 이유는 부상이었다. 시즌 초반 오른쪽 햄스트링이 아파 선발에서 제외됐고, 막바지에는 원래 좋지 않던 허리가 아팠다. 팀의 4번타자로서 장타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태균은 "물론 장타에 대한 부담이 있고, 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기술적으로 부족한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 성적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장타를 생각하다 안타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홈런 욕심에 밸런스가 무너져 팀에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가 개인적인 목표를 밝히지 않은 이유도 거기에 있다. 김태균은 "부상도 부상이지만, 지난해 체력적이 떨어져 힘들었다.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없었다. 3할-30홈런-100타점도 좋지만 팀 성적이 올라가는 것이 더 좋다. 지난해 올라갔으니 올해는 한국시리즈에 나가고, 가을야구 분위기도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김태균이 성적에 대한 기대를 거는 건 당연하다. 오프시즌 동안 정우람·심수창·송신영이 영입되고, 로저스 재계약에 성공하는 등 마운드가 크게 보강됐기 때문이다. 김태균은 "팀 전력이 많이 향상 됐다. 지난해 송광민은 아파서 빠졌는데 올해는 훈련을 다 하고 있다. 윤규진·박정진·송창식·권혁이 있는 마운드에 새로운 선수들이 와서 힘이 붙었다.

한국에 돌아온 2012년과 비교하면 엄청난 변화가 있다. 야수들이 초반에 힘을 내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 같다"고 웃었다. 팀 분위기에 대해서도 "매번 우승을 언급했지만 이번엔 다르다. 팀 분위기도 달라져서 '멤버가 좋다. 우승할 것 같다'고 느끼고 있다. 나만 잘 하면 우승"이라고 했다.

김태균은 2001년 프로에 데뷔해 2시즌(지바 롯데·2009~10년)을 제외하면 쭉 한화에서 뛰었다. 그러나 13번의 시즌 동안 우승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래서 우승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김태균은 "한화에 와서 우승을 한 번도 못했다. 2006년 한국시리즈가 기회였는데 잡았어야 했다. 좋은 선수들이 그때처럼 모이는 시기가 많지 않다. 이번에는 꼭 하겠다"고 했다.

서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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