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침묵 깬 오승환 “100% 제 잘못, 실망드려 죄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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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루이스와 계약하고 13일 귀국한 오승환이 도박 파문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영종도=뉴시스]

인천공항 출국장을 뚜벅뚜벅 걸어나온 ‘끝판대장’ 오승환(34·세인트루이스)은 굳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리고 허리를 90도로 굽혀 인사했다.

귀국길 공항서 원정 도박 사죄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입단한 오승환이 13일 귀국해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해 10월 해외 원정도박 스캔들이 터진 뒤 3개월 넘게 이어진 침묵을 깬 것이다. 오승환은 “사과가 늦어 죄송하다. 100% 제 잘못이다”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야구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팬들에 대한 사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검찰은 마카오 카지노에서 4000만원대 도박을 한 혐의(단순도박)로 오승환을 벌금 700만원에 약식기소했다. 당시 오승환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700자 분량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지난 12일 미국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했을 때도 도박 파문에 대한 언급은 자제했다.

 미국에서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는 오승환은 “특별히 원하는 보직은 없다. 팀에는 트레버 로젠탈(26)이라는 훌륭한 마무리 투수가 있다”며 “세인트루이스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는 강팀이다. 월드시리즈까지 경험하고 싶다”고 했다.

 오승환의 에이전트 김동욱 스포츠인텔리전스그룹 대표는 “검찰 발표가 나오기 전까지 MLB 구단들이 협상하기를 꺼렸고 계약을 유리하게 하기도 어려웠다”고 밝혔다.

현지 일부 언론은 오승환은 계약기간 1+1년, 2년 최대 1100만 달러(약 133억원)를 받는다고 보도했다. 김 대표는 “보장금액과 인센티브를 더하면 (보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MLB 계약(25인 로스터 등록)이지만 마이너리그 거부권은 없다”고 말했다.

영종도=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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