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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표 "태클, 고의적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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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주부터 시도했던 이영표(토트넘 홋스퍼.사진) 선수와의 전화 통화가 11일에야 겨우 이뤄졌어요. 5일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다비스 소베이의 깊은 태클에 쓰러져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이영표 선수. 그런데 수화기를 통해 들려오는 이영표 선수의 목소리는 아주 밝았습니다.

이 선수는 "멍든 상태고, 근육통이 있는 정도예요. 재활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요"라고 말했어요. 언제부터 뛸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하네요. 구단 담당 병원에서 MRI와 X-레이를 찍었는데 검사하는 데 기다릴 필요도 없고, 결과도 바로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해요. 뼈와 인대에는 문제가 없다고 했고요.

다쳤을 때의 느낌을 물어봤더니 "상대가 볼을 향해 들어온 건지 사람을 목적으로 들어온 건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느낄 수 있거든요. 당시 제 느낌에는 저를 목적으로 들어온 것이었어요"라며 "그래도 그 선수에게 특별한 감정은 없어요"라고 하더군요.

"월드컵을 앞두고 특히 부상을 조심해야 할 텐데"하고 걱정하니까 "부상에는 정말 대책이 없어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정신적으로 무장하는 것뿐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오네요. 월드컵 조별 리그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라고 예상하는 팀을 물어보니까 "정말 모든 팀이 다 어려워요. 월드컵에 나올 정도면 다 강하죠. 토고가 잡기 쉽다고 얘기들 하지만 토고 역시 한국을 잡으려고 하지 않겠어요"라며 웃더군요.

"FA컵에서 2부리그 팀(레스터 시티)에 져서 탈락했는데 팀 분위기가 어떤지"하고 물으니까 "아쉽기는 하지만 유럽 정서 중에 마음에 드는 것이 지난 것에 연연하지 말자는 부분이에요. 과거는 잊고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향해 가는 거죠"하고 대답하더군요. 데뷔 초반보다 공격을 자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공격수라면 내 나름대로 공격 방법을 만들어서 하겠지만, 우선 수비를 안정적으로 하는 것이 내 임무이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요즘 이영표 선수는 8개월 된 딸을 보느라고 정신이 없는 것 같아요. 이름이 '하엘'인데 이영표 선수가 직접 지었대요. '한 분 되신 하나님'이라는 뜻이래요. "태어난 지 8개월 됐는데 저를 알아보는 것 같아요. 아빠를 알아보고 웃을 때 제일 예뻐요." 이영표 선수가 빨리 부상을 털고 '헛다리 짚기' 기술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국제심판 홍은아 <영국 러프버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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