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병역 회피성 미귀국, 강남 3구가 서울 1·3·4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24세인 사람(1991년 출생자)이 계속 미국에 거주하고자 할 땐 25세가 되는 해(2016년) 1월 15일까진 국외여행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유학·여행 핑계로 출국 25세 이상
5년간 726명 허가 없이 해외체류

 주 로스앤젤레스 한국 총영사관 인터넷 홈페이지에 걸려 있는 안내문이다. 왜 이런 안내문이 게시됐을까.

 유학·해외여행 등을 목적으로 외국에 나간 뒤 귀국하지 않아 병역 회피가 의심되는 25세 이상 군 미필자들이 많아서였다.

 국회 국방위원회가 29일 병무청에서 받은 ‘최근 5년간 미귀국자의 대한민국 거주 당시 지역별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2011년 1월~2015년 10월)간 군 미필자 중 귀국하지 않은 사람은 726명이었다. 이 중 서울 거주자 가운데 미귀국자가 277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경기(205명), 인천(44명), 부산(32명) 등의 순이었다. 서울에선 강남구에 살던 이들이 32명으로 가장 많았다. 성북구가 2위(21명)였으며 강남 3구인 송파(20명)와 서초(15명)가 나란히 3위, 4위를 했다. 영등포(14명)와 강서·광진·마포·용산·은평(이상 13명)도 미귀국자가 적지 않았다.

  2007년 시행된 병역법(70조)에 따라 24세 이하 군 미필자는 아무 제약 없이 해외에 거주할 수 있다. 하지만 25세(1월 1월 기점)가 되면 병무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미국 등 해외에서 계속 머물 수 있다.

 군 관계자는 “미귀국자는 귀국과 동시에 법무부에 통보돼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7세까지 병역의무 부과, 또는 40세까지 취업허가 제한 등의 제재를 받는다”며 “하지만 강제송환 규정이 없어 이들이 끝까지 귀국하지 않으면 달리 방법이 없자 병무청이 최근 세계 각 지역 재외공관에 국외여행 허가기간 만료를 예고해 달라는 협조 공문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