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서 100불 위폐 78장 인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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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국내 은행에서 인출된 달러화 가운데 위조지폐가 대량으로 나왔다고 중국 측이 국내로 통보해 국내 외환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1일 외환당국과 수사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국민은행 서교지점에서 인출된 미국 달러화 가운데 이른바 '수퍼노트'로 불리는 100달러짜리 위조지폐가 78장이나 섞여 있다는 중국 측의 연락을 받고 관계 당국이 정밀조사에 착수했다.

관계 당국에 따르면 여행과 사업을 위해 중국을 오가는 한국인 K모씨는 9일 국민은행 서교지점에서 2만3000달러를 환전해 중국의 H은행에 10일 1만5000달러를 입금하고 16일에는 이미 있던 돈과 합쳐 1만 달러를 입금했다.

이후 H은행은 지난 15일 30장이 위조지폐라고 국민은행에 통보한 데 이어 2차로 입금된 돈 중에서도 48장이 위폐라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

이에 따라 국민은행은 중국 현지 사무소에서 H은행을 방문해 진상조사에 나섰으나 위조지폐가 섞이게 된 정확한 경위를 밝히지 못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에서 나간 돈 중 위폐가 들어있을 리 없다"며 "어느 과정에서 위폐가 들어갔는지 정밀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에 발견된 위폐들은 모두 수퍼노트로 파악돼 관계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수퍼노트는 진짜 화폐를 찍을 때처럼 요판 인쇄기로 만들어져 육안은 물론 기존 위폐감식기로도 감별하기 어려운 100달러짜리 초정밀 위폐다. 국내에선 지난해 100달러짜리 위폐 414장이 발견됐으며, 이 중 대부분이 수퍼노트였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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