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무협시사] 혼자 사는 남자의 비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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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무협시사’는 무협소설 형식으로 오늘의 뉴스를 풀어봅니다.  아래 첨부된 링크를 클릭하시면 관련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혼자 사는 남자의 비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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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된다니까!”

펑퍼짐한 얼굴의 주모가 성질을 내며 소리 질렀다. 하지만 주모 앞에 서있는 사내의 표정은 당당하기만 했다.

“……날 모르시오?”

“네가 누군지 내가 어떻게 알아!”

주모가 말을 끝내기가 무섭게 들고 있던 주걱을 내던졌다.

휙!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날아가던 주걱은 당장에라도 사내의 이마를 강타할 것 같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챙!
허공에서 주걱이 두 동강 나버리더니 땅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후두둑.
사내가 씨익 웃었다.

“……나는 강호제일검객(江湖第一劍客) 독고천이오.”

중얼거리는 사내의 손에는 언제 뽑혔는지 모를 날카로운 검 한 자루가 번뜩이고 있었다.
번뜩이는 칼날에 겁을 먹을 만도 하건만 주모의 표정은 단호했다.

“강호제일검객이고 나발이고……! 외상은 안 돼! 절대 안 돼! 그 검이라도 맡겨!”

“……이 검은 나의 생명이오!”

독고천의 눈동자에 불꽃과도 같은 분노가 어렸다.
주모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위아래로 독고천을 훑더니, 다시 소리쳤다.

“그럼 집에 가서 아내라도 불러와!”

독고천의 입가에 낙엽과도 같은 씁쓸함이 어렸다.

“……그녀는 떠났소.”
주모의 이마에 시퍼런 핏줄이 돋아났다.

“그럼 다른 사람들한테 돈이라도 꿔봐!”

“……검객에게 재물은 필요 없소.” 결국 화를 이겨내지 못한 주모가 악을 질렀다.

“그럼 당장 꺼져!”
결국 강호제일검객 독고천은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민간인은 건드리지 않는다.”
강호제일검객이면 무엇하리. 돈이 없으면 밥 한 끼 챙겨먹지 못한다.
강호제일검객이면 무엇하리. 아내가 없으면 밥 한 끼 챙겨먹지 못한다.

석양(夕陽)을 등지고 걸어가는 강호제일검객 독고천의 뒷모습은 그날따라 쓸쓸했다.

김욱진 서울시립대 교수팀은 24일 혼자 사는 남자가 밥 굶을 확률이 세 배 높다고 밝혔다.

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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