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취업/창업] 혼자서 두 사업 난 '쌍끌이 창업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3면

▶ 꽃배달과 향기 관리업을 하는 양훈열씨.

▶ 중고차 매매와 잉크 충전업을 하는 이상용씨.

장사가 시원찮을 경우 보완관계가 있는 업종을 하나 더 하는 것
도 방법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이른바 '업종 복합
화'를 할 때는 추가 투자비용이 적게 드는 무점포 사업 등이 무난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업종 복합화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부동산 중개업에 침대청소업을 하거나, 보험영업에 화장품 판매를 하는 게 어울리는 조합"이라고 설명했다.

두 업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는 '쌍끌이 창업자' 얘기를 들어봤다.

◆꽃 팔고 향기 팔고=양훈열(35.경기도 광명시)씨는 무점포로 꽃배달 사업과 함께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코리아(www.ecomistkr.com)를 운영한다. 양씨는 원래 의류와 원단을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을 하다 2002년에 부도가 나 사업을 접었다. 이듬해 3월 재기를 모색하다가 찾은 게 바로 이 두 아이템이다.

양씨의 꽃배달 사업은 엄밀히 말해 '꽃배달 중개업'인 셈이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주문을 받으면 거래하는 농원에 연락만 해 준다. 그러면 농원에서 고객에게 직접 배달해 주는 방식이다. 이렇게 하는 꽃배달 사업의 이익률은 20~30% 선이다.

그가 병행하고 있는 향기관리업은 병원.사무실.관공서.유치원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해 주고 관리하는 사업이다. 매달 리필을 해주기 때문에 한번 거래하면 보통 6개월~1년은 사업관계가 지속된다.그는 현재 25개 업체에 200여 개의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해 관리하고 있다. 향기관리업 창업비용은 1000만원 정도다.

양씨는 "꽃배달 주문을 받을 때 자동향기분사기를 권유해 팔고, 반대로 향기 관리를 해주다가 꽃배달 주문을 받는 이중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단점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일부 고객은 두 가지 일을 하면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오해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반응을 보일 때는 마케팅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양씨는 현재 꽃배달 서비스로 200만~300만원, 향기 관리업으로 200만원 등 월평균 순이익은 총 400만~500만원이다. 양씨는 "꽃배달업과 마찬가지로 향기관리업도 경쟁이 치열한 편"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영업을 위해 가능하면 모임에 많이 나간다"며 "무작정 한번 써봐 달라고 요구하기보다 주변에서 소개를 받아 자연스럽게 영업을 하고 있다"고 했다.

◆중고차 팔다 잉크 충전까지=이상용(30.서울 시흥동)씨는 중고 자동차 매매와 병행해 잉크충전업체인 '잉크가이'(www.inkguy.co.kr)를 운영하고 있다. 이씨는 중고 자동차 매매를 6년간 해오다 지난 1월 중순부터 잉크가이 사업을 추가했다. 휴대용 자동 잉크충전 가방을 들고 각 가정이나 사무실을 방문, 그 자리에서 프린터에 잉크 충전을 해주는 일이다. 앉아서 손님을 기다리는 기존 잉크충전방과는 달리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간다. 충전에 걸리는 시간은 5분 내외다. 한번 잉크 충전을 해주고 받는 요금은 1만원. 재생 잉크나 토너 등을 판매하면 추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잉크가이 창업비는 가맹비.장비비 등을 합쳐 330만원이 들었다.

이씨는 "중고차 매매 영업을 하기 위해 사무실에 가보면 대부분 프린터가 있어 잉크충전업을 함께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편의점과 문구점 등에 까지 영업을 확대해 월평균 240만원의 추가 수입을 올리고 있다. 중고차 매매 수입과 합치면 월평균 540만원을 번다.

이씨는 "두 가지 일을 하다보니 수입이 늘어난 것은 물론 주변에서 '열심히 사는 사람'이라는 평을 받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특히 중고차 매매업만 할 때는 들쑥날쑥했던 매출이 잉크충전업을 병행한 뒤로는 안정됐다. 그는 "중고차 매매 일을 하다가 갑자기 먼 곳에서 잉크충전 서비스를 요청받았을 때는 정말 난감하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