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문재인·박원순, 대법회서 일제히 "마음이 아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여야 주요 대권주자들이 13일 한결 같이 “요즘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능인선원에서 열린 개원 30주년 봉축기념 대법회에 참석해서다. 능인선원은 30주년을 기념해 약사여래불 좌상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높이 38m의 ‘서울약사불’을 광장에 조성하고 이날 처음으로 공개했다.

축사에 나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오늘 대불광장에 모신 약사대불은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는 구원불이라고 한다”며 “저도 지금 마음이 많이 아픈 상태”라고 말했다. 청중 사이에서 웃음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김 대표는 최근 둘째 사위의 마약 투여 전과와 ‘양형 봐주기’ 논란이 불거져 홍역을 치렀다. 해당 논란이 빚어진 후 김 대표가 외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 법회가 처음이다.

이어 연단에 오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약사불은 치료의 부처인데 저를 비롯해 김무성 대표를 포함해 몸과 마음이 아픈 이 시대 중생들에게 가장 절실한 도움을 주는 부처다”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세계 최대 크기라고 하니 우리 국민의 아픔과 상처를 세계 최대로 치료해줄 것 같고, 미래로 나아가는 힘과 용기를 가장 많이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16일 중앙위원회에서 공천혁신안이 부결되거나 이후 실시될 전 당원 투표, 국민여론조사 중 하나에서 재신임을 받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음 차례로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은 “오늘 아픈 사람들이 참 많은 것 같다”며 “만인을 치유하는 약사여래 부처님을 오늘 모시게 됐는데, 능인선원이 100년 넘어서까지 많은 아픈 사람을 치유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자신의 아들 병역 기피 의혹을 다시 제기한 인터넷사이트 회원 등을 고소한 상황이다.

서청원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김 대표, 문 대표, 박 시장이 다 마음이 아프다”며 “어려움을 다 극복할 수 있다. 늘 용기를 잃지 않으면 그렇게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사진 오종택 기자 oh.jongtae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