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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밖에 모르던 효자였는데…" 사망자 안타까운 사연

중앙일보

입력

“어머니밖에 모르던 효자였는데….”

제주 추자도 앞바다에서 뒤집힌 어선 돌고래호(9.77t) 사고로 숨진 이모(48)씨의 매형 최모(55)씨는 6일 처남 이씨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최씨는 이날 오후 1시쯤 전남 해남종합병원에서 처남의 시신을 확인했다.

최씨는 “처남은 7남매 중 다섯째였지만 어머니를 가장 잘 모시는 자식이었다”며 “매 주말 맛있는 음식을 준비해 전남 신안군 지도읍 어머니의 댁을 찾곤 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전북 군산시 조선소에서 일하며 전남 목포시에서 살고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는 돌고래호가 출항한 지난 5일에도 원래 어머니의 집을 찾아가려고 했다. 그러다 지인의 갑작스런 권유로 돌고래호를 타고 낚시를 하러 갔다고 한다.

매형 최씨는 “어머님이 지난해 암 수술을 받았다. 이후 처남은 매 주마다 시간을 내 맛있는 음식을 차려 어머니를 찾았다”며 “어린 시절 돌아가신 아버님을 대신해 어머님이 외롭지 않게 지켜드리려고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사고 전에도 부인에게 전화한 뒤 ‘철수한다’고 알려주며 ‘도착하면 어머니에게 함께 가자’고 했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이씨를 비롯해 사망자의 시신 4구가 옮겨진 해남종합병원에는 유가족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사망자가 자신의 가족이 맞는지 확인하려고 참관실에 들어간 뒤 오열했다.

돌고래호는 이날 오전 6시25분쯤 제주 추자도 섬생이섬 남쪽 1.1㎞ 해상에서 뒤집힌 채 발견됐다. 사고 해역에서는 이씨 등 승선객 10명이 숨진 채 발견됐으며 3명은 구조됐다. 해경은 돌고래호에 19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 중이지만 정확한 인원은 오후 3시30분 현재까지 파악하지 못했다.

해남=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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