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소형주 펀드 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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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를 가릴 것 없이 ‘중소형주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내에선 주식형 펀드 환매 행진 속에서도 중소형주 펀드는 시중 돈을 빨아들이며 고수익을 올리고 있다. 해외에서도 중소형주 펀드 성과가 대형주 중심의 일반 펀드를 앞지르고 있다.

"최근 일 증시 순항 미·중·유럽서도 중소형주 펀드 강세"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을 비교한 결과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지역에서 중소형주 펀드가 지역별 펀드 평균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격차를 보인 건 중국 펀드였다. 중국 주식형 펀드의 평균수익률은 39% 수준이지만 대표적인 중국 중소형주 펀드인 ‘삼성 중국본토 중소형 FOCUS’ 펀드는 90%가 넘는 수익률을 자랑했다.

‘삼성 일본 중소형 FOCUS 펀드’ 출시
최근엔 18년 만에 최고치에 있는 일본 증시가 순항하자 일본 중소형주 펀드가 출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 일본 중소형 FOCUS 펀드’가 그것으로, 삼성증권을 비롯해 신한금융투자· 현대증권· 키움증권 등의 창구에서 판매 중이다.
 이 펀드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과 경쟁력을 지닌 일본 중소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중소형주 운용사인 스미토모 미쓰이 자산운용사가 위탁 운용한다. 스미토모 미쓰이가 운용하는 중소형주 펀드는 2005년 설정 이후 수익률이 119.42%(올 3월 말 기준)에 달하는 가운데 금융위기 이후에는 매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형주 인덱스인 ‘TOPIX’는 물론 소형주 인덱스인 ‘러셀노무라소형지수’도 상회하고 있다. <표 참조>
 이 회사는 일본에서 가장 큰 기업 분석 플랫폼을 갖춘 운용사 중 하나로, 16명의 애널리스트가 대형주 240개, 중형주 280개 종목을 분석하면서 펀드 운용을 돕고 있다. 대표 펀드매니저 다다오 기무라는 중소형주 운용 경력 20여 년의 베테랑으로, 2013년 ‘리퍼펀드어워드 오브 재팬’을 수상했다.
 삼성자산운용은 펀드 출시 배경에 대해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주에이어 중소형주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며 “지금이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일본 중소형주에 투자해 안정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적기”라고 설명했다.

아베노믹스 덕 보는 내수 중소형주
특히 시가총액 기준으로 일본 상장 기업을 분류했을 때 중소형주일수록 PER(주가수익비율) 10 이하 비율이 높을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고 강조했다.
 시가총액 500억~1000억 엔(약 4500억~9000억원) 사이의 종목 중 약 13.5%, 100억~500억엔(약 900억~4500억원) 사이의 종목 중 20%가 각각 PER 10 이하 종목들이다. 또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 즉 구조개혁으로 내수 시장에서 신사업을 창출하겠다는 전략도 일본 중소형주에 매우 우호적인 투자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실제 편입 종목들을 보면 다이토제약·아사히 인테크(의료 및 산업용 스테인리스 와이어 로프 업체)· 에이치아이에스(여행업) 등인데, 이들이 속한 업종이 일본의 아베 정부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위해 대표적으로 지원하는 분야다. 이종훈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주식 운용팀장은 “의료, 사회기반시설, 여행사업 등이 대표적인 수혜 분야로 내수 기반 중소형기업의 이익이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유럽 등 글로벌 자금이 중소형주에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환 헤지 및 환 노출상품이 있고, 수수료는 A클래스가 선취판매수수료 1% 이내, 총보수 연 1.68%이고 C클래스는 총보수 연 2.26%다.
 온라인 가입도 가능하다. 한편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삼성 중국본토 중소형 FOCUS 펀드’를 출시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삼성 파이어니어 유럽 중소형 펀드’, 그리고 ‘삼성 일본 중소형 FOCUS 펀드’까지 글로벌 중소형주 투자상품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인도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도 조만간 선보일 예정이다.

<서명수 재테크 칼럼니스트seo.my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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