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 몰랐죠? 소심한 나를 위한 마법주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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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까불지 마!
강무홍 글, 조원희 그림
논장, 40쪽, 1만1000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할 선물은 뭘까? 답은, 무조건 큰 것. 그렇다면 아이들은 왜 크기에 집착할까? 작고 약한 존재여서일 게다. 어른의 도움 없이는 못 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많은.

  밖에서 놀림당해 잉잉 울며 들어온 내게 엄마는 “바보처럼 당하지만 말고 막 무섭게 ‘까불지 마!’ 하고 크게 소리치란 말이야” 윽박지른다. 그리하여 탄생한 마법주문 ‘까불지 마’는 골목 끝 큰 개 멍구도, 벽돌집 방울이와 피자집 룰루도, 놀이터에서 놀던 아이들도 꼼짝 못하게 할 위력을 발휘한다. 개선장군처럼 집에 온 나는 엄마에게도 호기롭게 이 주문을 외치는데.

 집 밖에 나서면 곳곳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아이들이 부딪치는 수백 가지 상황을 대신해 줄 수 없는 엄마는, 너도 대차게 행동하라 가르친다. 직접 맞서야 하는 아이는, 처음엔 덜덜 떨면서 가까스로 ‘까불지 마!’ 조그맣게 말한다. 이 마법주문의 효과를 확인하자 갑옷과 투구라도 장착한 듯 기고만장해져 어깨를 거들먹거린다. 용기와 자신감을 시각화한 발랄한 그림은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두 번 선정된 조원희씨의 작품이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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