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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기를 정망한다|인플레없이 교역 8~10% 증가|달러화 약세로 미는 수출공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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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내년이후의 세계경기는 어떻게 될까. 금년 상반기만 해도 내년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해 어두운 전망이 많이 나오더니 최근들어선 약간밝아지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경제의 기관차역할을 하는 미국경제가 금년보다는 수그러들지만 여전히 괜찮을 것이라는데 근거를 두고있다. GNP에 대한 수출입의존도가 80%가 넘는 한국으로선 세계경제 전망에 촉각을 곤두세워 기민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안된다.본사는 전특파원을 동원, 세계각국의 경제전문가를 만나 내년이후의 세계경제에 대한 전망을 들었다. 이를 차례로 소개한다.
경제학자들은 세계의 경기회복은 옛날기준에 비하면 완만하지만 보다 많은 국가들에 확산될것으로 전망하고있다.
이같은 회복은 얼마나 안전하며 얼마나 오랫동안 계속될것안가.
세계경제회복은 지난80∼82년의 세계적경기후퇴로 더욱 악화된 구조적문제로 인해 상당히 제약을 받았다.
그러나 놀라운것은 인플레를 수반치않은 미국의 높은 경제성장이다. 미국의 대폭적인 수입증대와 국제수지적자는 세계경제성장의 강력한 엔진구실을 했다.
미국은 실제로 국제경제를 자극한 유일한 원천이었다. 미국의고금리는 많은 외채를 안고있는 개도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가격 상승
그러나 미국의 성장은 세계경제성장을 뒷받침하고 보다 많은 국가에 경기회복을 파급시킨 주원인이 됐다.
미국의 성장과 국제수지 전망은 어떠한가.
미국의 회복은 소비지출과 기업투자를 늘린 세금감면및 방위비 지출증가에 기인한다. 올해 연방준비은행의 통화정책은 생산량의 증가를 뒷방침하되 인플레가 발생치않올 정도로 자금공급을 늘린다는 방침을 추구해왔다.
그결과 임금인상이나 재고누적처럼 회복세를 가로막는 통상적인 장애요인들이 나타나지 않는 경기확대를 가져왔지만 정부의 재정적자는 손쓸수없을 만큼 되어버렸다. 해외투자가들은 미국에 돈을 붓기시작했고 달러화는 외환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다.
미국의 정상수지적자증가는 l천5백억∼2천억달러로 늘어난 재정적자와 맞아 떨어져 국내 저축부족을 메우고 실질금리를 더이상 끌어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대통령선거이후 재겅적자룰 줄이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면 달러의 가치는 떨어질것이다.
미국경제는 즉각적인 경기후퇴를 수반치않는 성장세의 감퇴와 다소의 인플레, 달러의 가치하락, 정상수지의 악화, 무역수지면의 회복등 형태를 보일것으로 예측된다. 재정적자의 감소는 미국을 수출주도성장형태로 바꿀것이다.
다른나라들은 미국경제의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게된다. 미국의 성장둔화는 미국의 수입확대가 줄어든다는것을 의미한다.달러화의 약세도 수입을 줄이는 효과를 낼것이다. 한편 달러화 약세는 세계원자재가격을 상승시켜 자원수출국에 플러스가 되겠지만 한국처럼 원자재를 수입하는 국가에는 타격을 미칠것이다.
공업국 교역량늘어
미국은 물론 세계무대에서 유일한 배우는 아니다. 다른 공업국가에 잠재하고 있는 몇가지 구조적인 문제는 서서히 극복되어 가고있다. 자국내의 요인에 의한 경제성장은 유럽과 일본에서 보다 증대할 것이다.
가장 합리적인 전망은 모든 OECD국가의 경제성장이 완만히 이루어져 향후 수년간연3%선이 될것으로 본다.
공업국가들의 성장은 세계 교역량을 5%정도 늘릴 수 있을것이고 금액상으로는 달러를 기준으로할때 연8∼10%의 성장을 기록할 것이다.
공산품 수출은 전체상품 수출증가율을 앞서 12%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다.특히 한국처럼 세계 공산품 시장에서의 비중이 늘어나고있는 국가는 앞으로 수년간 연15%의 수출신장이 가능할것이다.
강력한 회복세는 없더라도 인플레는 계속 통제될수 있을것이다. 예를들어 유가의 폭등은 아직 예견되지 않고있으며 자연조건에 영향을 받는 곡물류를 제외하고는 공산품의 원료는 충분히 공급돼 80년대는 70년대와는 다른 양상을 보일것이다.
그러나 70년대의 유산은 저개발국가의 외체문제라는 형태로 남아있다. 멕시코의 외체위기가 표면화돼 82년8월이후 세계금융시장은 파탄위기에 놓여있었지만 이젠 고비를 넘겼다.
동구는 더이상 심각한 문제거리로 생각되지는 않고있다. 멕시코도 주목할만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고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서도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날수있는 발전이 이뤄지고있다.
OECD국가의 성장세가 유지되고도 실질금리가 떨어지며 달러화가 다른 주요통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면 이같은 외체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수있는 기틀이 마련될수 있다. 최선의 상황은 못되더라도 최악의 상태는 피할수 있다.
외체문제는 유동적
그러나 아직 불안한 면도 있다.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처럼 정치적인 어려움을 겪는 나라에서는 상황호전은 기대키 어려워 다른 채권국에 악영향올 미칠수도 있다.
전혀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있는 문제는 무역정책이다. 보호주의는 더욱 악화되고있다. 미국의 대통령선거는 보호주의세력을 크게 키워주었다.
물론 그같은 중에도 새로운 섬유수입규체책의 연기등 긍정적인변화도 있었으며 교역확대를 원하는 미국기업자체에서도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일어날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선거가 끝난다해서 보호무역주의가 끝나지는 않는다.
달러가치가 내리고 미국의 경상수지적자가 개선된다해도 보호주의가 끝날수는 없고 다만 이를 완화시키는데 기여할뿐이다. 보호무역주의는 세계적 무역협상을 통해 자유무역을 지향하려는 새로운 노력이 있기전까지는 해결되지 못할것이다.
시장변화에 대처를
한국의 전망은 모두 좋다거나 모두 나쁘다거나 할 수 없다.
대미수츨증가율은 낮아질것이지만 일본과 유럽·남미등에 대한 수출은 늘어날것이다. 한국기업들은 변화하는 시장에서 위치확대의 기회를 늘리기위해 적극적이어야 한다. 한국은 수입원자재가격등의 상승으로 생기는 인플레를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오히려 수임의 안정성을 고려해야할것이다. 인플레요인을 내포한 계속적인 성장은 한국정부의 정책에 달린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증대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마주칠것이다. 이는 아직 통제할수있는것은 아니지만 한국은 자체적인 자유화계획읕 유지하고 새로운 세계적무역협정을 추구하는 국가들에 동참함으로써 이같은 보호무역주의를 타파하는데 공헌할수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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