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방식의 새로운 구매·만매제 주부 부업으로 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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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시켜주는 공동구매소비가 주부들사이에 인기를 끌고있다.
최근 강남지역의 아파트단지와 일부 주택가에서는 일명 「무점포 회원제」 라는 공동구매주문생산방식이 새로운 소비패턴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주부들의 신종 부업창구로도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83년6월 속내의류를 중심으로 「무점포회원제」 를 처음 실시한 H사에 이어 현재 수입품을 전문으로한 T사, 그리고 일부 대기업까지 이를 활용할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있어「무점포회원제」 는 더욱 늘어날것 같다.
「무점포회원제」 는 소비자가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일종의 피라미드형 점조직판매로 가게를내지않고 가정을 점포로 소비자가 상인의 대행역을 맡는 판매방식.
현재 5만여명의 소비자회원을 갖고있는 H사의 경우 일반회원→우대회원→특별회원→운영회원→특약점의 단계로 운영된다.
H사의 제품을 소비자가 1만5천원이상 구입하면 10%의 할인을 해주는 동시에 일반회원이 되며 우대회원은 15% (5만원이상) , 특별회원 20%(20만원), 운영회원 28%(1백만원), 그리고 특약점(6백만원) 이 되면 38%의 할인율을 각각 부여받게 된다.
결국 회원간의 할인차액이 모여 주부들의 부업이 되는 셈이다.
이 제도를 고안한 H사 이청승사장은 『도·소매상의 이익을 이를 직접 판매한 소비자의 이익으로 돌리기위해 부인과 친척들을 중심으로 시행단계를 거쳤다』 면서 종래 사회문제가 됐던 방문판매나 피라미드계의 부조리를 해소하기위해 현금반품및 가입비철폐 임의가입 탈퇴를 시도했다고 강조한다.
한때 신종계사기로 세상을 떠들썩하게했던 경품계 새살림마련회 홍콩계등은 모두 피라미드방식의 점조직형태로 가입비만 받고 물건을 주지 않거나 목돈마련이란 미명아래 불입금만 떼인 사기형태가 대부분.
피라미드판매란 점에선 「무점포 회원제」도 비슷하나 가입비나 강제성 현금반환이라는 약점이 위험부담을 줄여 준셈.
5만여명의 H사 회원은 80%가 대졸출신의 30∼40대 중류층 가정주부로 특약점회원의평균수입은 월 50만∼80만원선이다.
거래품목은 남녀 내의류·잠옷·가운·아동복·가방·넥타이등 3백여종의 생필품류.
김계순씨(34·서울압구정동미성아파트)는 이일을 통해 사회를 보는 눈을 기를수 있어 다행이라며 무엇보다 자신이 쓸모가 있다는 자신감과 아내의경제력을 남편에게 증명할수 있어 긍지를 지닐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옥숙씨 (서울강서구등촌동) 역시 『백화점수준의 품질을 시장가격정도로 구입하는 그 자체가 이미 가계살림의 한 요령』 이라며 돈을 번다는 것외에 할일을 마련해주어 이옷들과 서로 친할수있는 기회를 마련한다는데서 더 큰 뜻을 지닌다고 덧붙인다.
유통업계에서는 유통단계를 줄여 소비자들에게 바람직한 소비생활을 이끈다는 점에선 무점포판매가 유리하지만 입회비를 받는등의 변칙운용이나 제품의 품질, 원활한 공급체계등이 뒷받침되어야 할것이라는 의견이다. <육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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