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마두라 유전 개발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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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 서마두라 유전개발은 경제적인 이익보다는 국내기업이 해외유전개발에 처음으로 성공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72년 정부가 국내외 유전의 자주개발을 표방한 후 지금까지 국내 대륙붕에서 11개공을 시추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따라서 해외에서 벌인 첫 유전개발사업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유전개발에 한 전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정부가 발표한 서마두라 KE-2광구의 확정가채매장량 .2천2백10만배럴이어서 유전으로서는 경제적 개발 한계치를 약간 상회하는 중소규모에 해당된다.
인도네시아의 국영석유회사(페르타미나) 가 상업성을 인정, 개발을 허가하는 최소한의 규모가 확정가채매장량 1천6백만 배럴 이상이라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세계적으로 유전개발 한계치는 확정가채매장량 2천만배럴 수준.
그렇다고 경제적 의의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이 유전의 운영권자인 코데코에너지는 원유판매권을 가지고 있어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를 모두국내로 들여올 수 있다.
하루 국내원유소비량 50만배럴에 비하면 2∼3%에 불과하지만 수입선 다변화와 함께 연3백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해외에 비축한 셈이 된다.
또 가스전인 KE-3광구에서 87년부터 생산되는 연l2만t의 LPG (액화석유가스)도 국내에 들여올수 있어 LPG공급안정에도 한몫을 할 수 있다. 올해 국내 LPG예상 소비량은 약1백만t으로 이중 반정도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KE-2 유전 및 KE-3가스전 개발에 필요한 플랫폼의 건설, 생산설비 및 파이프라인 설치 등에 약2억5천만 달러가 소요되는데 이중 반 정도는 우리 건설업체 등이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수익도 기대된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가 운영권자로서 이번 탐사 및 개발을 주도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과 기술축적은 앞으로의 해외유전 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석유가 나올만한 곳을 뚫어 석유발견율이 평균4%인데 코데코는 마두라에서 탐사정 4개공을 뚫어 이중 2개는 실패했지만 1개공의 유전과 1개공의 가스전을 발견했다. 마두라 유전은 성공률이 43%나 된다. 특히 KE-2지역은 과거 미 시티 서비스사가 2개공에서 석유를 발견 (일산8천배럴수준) 했으나 규모가 적어 79년 철수했던 지역이다.
코데코와 페르타미나의 합작비율은 50대50이다. 전체 산출량의 50%는 인도네시아에 우선 내놓아야한다. 나머지 절반중 10%상당은 코데코의 운영비로 떼게되어 40%를 코데코와 페르타미나가 34대66으로 배분하고 코데코 몫 가운데 또 다시 법인세 (56%)를 낸다.
결국 우리가 받는 몫은 전체 생산량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따라서 하루1만배럴을 캐내어 국내에 들여오지만 인니 몫은 사오는 것이다. 다만 가스의 경우는 15% 쯤이 우리 몫이 된다.
지금까지 투입된 6천6백34만달러 중 탐사비는 6천2백만달러. 탐사비 중 5천만 달러는 수출입은행이 성공불융자 (실패하면 안 갚는 조건) 로 지원하고 나머지는 코데코가 댔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저유황경질유로서 품질이 비교적 좋다.
현재 우리나라 기업이 해외에서 개발중인 해외유전은 북예멘 마리브광구, 인도네시아 아당광구와 말레이지아의 사라와크광구 등이 있다. 이번 성공에 따라 앞으로 해외유전개발에 있어 우리나라의 지위가 약간은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개발에 성공한 코데코 에너지는 남방개발이 유전개발을 위해 81년 4월에 설립한 회사다.
남방개발은 63년11월 최계월사장이 설립한 자원개발회사.
68년 우리나라 최초로 인니 남부 칼리만탄주에서 산림을 개발, 원목도입으로 기반을 다진회사다.
또 인니에는 4개 현지법인과 합판공장 및 제재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최사장은 경남합천출신으로 올해 67세.
해방전 학병으로 인니에서 일본군 육군소위로 있으면서 현지유지들과 인연을 맺은 것이 인니진출의 발판이 됐다. 그는 60년대 후반 원목개발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도 큰 소득이 없어 돈에 쪼들린 적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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