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이란 연례 항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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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여름철만 되면 연례 행사처럼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것이 식중독이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어서 며칠전 부천에서 막걸리와 어묵을 사먹은 공장종업원 5명이 집단으로 식중독에 걸려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태에 빠진 사건이 있었다.
관계당국익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작년 한햇동안 발생한 식중독 사고만 해도 9백80여명이고 이 가운데 5명이 생명을 잃었다. 최근 4년간의 식중독 발생은 연평균 32·5건에 7백48명, 건당 평균 23명으로 그이전(65∼69년)의 건당 17·2명에 비해 점차 피해가 대형화해가는 경향이다. 이러한 식중독사고가 특히 여름철에 집중돼 80%이상을 점하고 있다.
대부분 집단급식의 경우가 통계에 잡히고 있는 사실을 감안하면 통계 대상에 이르지 못한 개별적인 식증독 사례도 이에 못지않게 많을것이다.
우리 주변에 식중독의 위험은 날로 늘어날 소지가 너무 많다. 우선 인구의 증가와 비례하여 식품업소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더군다나 소득수준의 전반적인 향상과 레저 붐은 식생활 자체에서 외식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그러한 추세에 맞게 식품제조 내지 취급업소에 대한 관리와 규제가 동시에 강화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것이 우리의 실정이다.
부국은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여름철에 소비가 많고 변질과 부패의 우려가 많은 식품을 대상으로 위생지도와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소비자에 대한 계몽을 한다는 방침을 세운다. 그러나 광범위한 지역과 다양한 업종, 제품에 대한 행정력의 손길이 골고루 미칠수 없음은 뻔한 일이다. 당국의 방침은 일종의 경고 내지는 엄포의 효과이상을 기대하기는 힘들것 같다.
캠페인적인 구호에 그칠것이 아니라 실효성이 있도록 식품취급업소의 외생과 제품의 생산·보관·유통의 관리기준을 더욱 강화하여 철저히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요식업소의 위생문제는 우리 생활환경중에서 가강 중요한 부문인데도 소홀히 다루는 경향이다.
식중독의 원인분석에 따르면 복합조리식품이 식중독사고의 45·6%를 차지해 가강 높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음은 요식업소의 비위생적인 조리과정과 그 환경때문임을 입증하고있다. 완벽하지 못한 식품보관설비나 청결치못한 주방, 종업원들의 불결한 신체와 복장등이 모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식중독사고의 요인이라고 할수 있다.
소비자들의 식생활자세에도 문제는 있다. 청결과 신선함을 따지는것을 부덕시하고 지저분해도 눈감고 먹는 것을 오히려 관용과 미덕으로 치부하는 적당주의가 요식업소의 태만과 불결을 자초하고 병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국민들의 보다 더 엄격한 위생관념과 식생활 태도가 길들여져야 하겠다.
부국의 사전적인 예방조치의 감독강화와 식품취급업소의 자발적인위생관리, 그리고 국민의 식생활 관습의 개혁없이는 식중독이란 후진국적 절차를 면키 어러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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