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유학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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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해외유학을 생각하는 학부모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과연 우리아이가 성공할 수 있을까'다. 그리고 그 방법이 무엇인지 궁금해한다. 이런 질문에 대해 똑 떨어지는 답변을 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녀들의 학습능력과 공부유형, 그리고 기본적인 성격을 파악해 보면 개략적인 조기유학 전략을 짤 수 있다.

학습능력과 성격에 따라 아이들을 분류해 보면 다음 네 가지 유형에 속한다.

첫째, 학업능력도 우수하고 매사에 모범적이며 또 본인 스스로 노력하는 '성취형'. 이 유형의 아이들은 소위 말하는 모범생으로 극소수다. 도전의식을 느낄 계기를 찾아주면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기 때문에 사회를 이끄는 지도층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누구보다 크다. 단, 이런 아이들일수록 부모의 인성교육이 중요하다. 자칫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자가 되지 않도록 다양한 계층의 아이들과 어울리게 해줄 필요가 있다. '성취형'의 아이들은 조기유학 성공률이 높다. '자기가 원해서 온 것'이기 때문에 조금씩 실력을 키워가며 원하는 성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처음부터 지나치게 명문학교만 고집하면 입시 스트레스로 공부의 리듬을 잃을 수 있으므로, 수준에 맞는 학교에서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올려나가도록 유도하는 것이 성취감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 학습능력은 있으나 노력을 안 하는 '체제거부형'. 이런 아이들을 둔 부모들은 "놀면서도 성적은 중간을 유지하니, 조금만 더 공부하면 상위권에 들텐데…" 라며 답답함을 털어놓는다. 남이 잘 안 하는 모험이나 도전을 즐기는 이런 아이들은 차세대를 이끌어갈 벤처형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에게는 격려가 최고의 약이다. "너를 믿는다. 넌 뭐든지 할 수 있으니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해라"고 지원해라. 절대로 꾸중과 잔소리는 하지 마라. 이런 유형의 학생들에게는 어느 정도 엄격한 규율이 지켜지는 사립기숙학교들이 적당하다. 규율이 있되, 그 안에서는 자유가 주어지므로 쓸데 없이 반항하지 않고도 즐겁게 자신의 재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꾸준히 노력은 하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는 '착실형'. 노력은 많이 하는데, 성과가 없어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많은 유형이다. 자신감이 결여된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넌 대기만성형이야, 지금처럼 꾸준히 계속하면 돼"라는 부모의 격려와 인정이 요구된다. 이런 유형의 아이들은 선진국 시민에 가장 어울린다. 봉사정신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회복지사업이나 코디네이터 업무를 잘 해낸다. 부모와 떨어지면 불안해하는 '착실형'은 믿고 맡길 만한 친척이나 친구집이 있다면 그쪽에 보내는 편이 가장 좋다. 하나 하나 자신이 판단해야 하는 미국생활에 가장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는 유형이기 때문에 학교상황을 잘 따져서 너무 큰 학교보다는 중소도시의 안정된 학교를 택해 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노력도 하지 않고 공부도 안하는 '내맘대로형'이다. '싹이 노랗다'고 말하는 '내맘대로형'은 장단기 전략이 필요하다. 사실 이런 아이들은 직관성이 뛰어나고 예술 계통에서 재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목표를 작은 단위로 나눠 그것을 이룰 때마다 칭찬하고, 다양한 경험의 기회를 제공해 아이 스스로 자신의 한계나 특기를 발견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이 유형은 아이들을 아주 기발하게 웃긴다거나, 혹은 옷을 기가 막히게 멋지게 맞춰 입는다거나 하는 재능이 있다. 다만 그것이 학교가 원하는 재능과 맞지 않을 뿐이다. '내맘대로형'은 유학효과가 극과 극을 달린다. 잘 되면 한국에서와는 딴판으로 대성공할 수 있고, 못되면 차라리 안 보내느니만 못할 정도로 심하게 망가질 수도 있다. 일단은 본인이 유학을 원하는 경우에만 보내는 것이 좋고, 보낼 때도 처음에는 다소 엄격하게, 그리고 '고생을 해가며' 유학생활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좋다.

이성민 (중앙일보에듀라인 국제교류센터 실장, 前 한국유학협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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