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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종 "난파-수습"갈림길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이생철종정의 종정직 사퇴성명으로 야기된 불교 조계종단의 난기류가 숨가쁜 「요동」 을 보이기 시작했다. 불교개혁을 둘러싼 승단안의 갈등에서 빚어진 이종정의 사퇴파동은 수습을 위한 묘책강구에서도 비상종단운영.
의·총무원동을 중심한 집권비상체제와 원로회의·본사주지연합회등의 재야로 갈라져 각기 추진되고 있다. 가장 큰 수습대책 요훈의 하나는 19일 하오2시 서울 봉은사에서 열린 재야 합동회의.
이종정의 정식 사표를 접수한 원로회의의장과 본사주지연합회장 공동 이름으로 소집된 이 회합엔 l백명 가까운 원로회의의원·본사주지연합화원·전종회의원l총무원부장급의 중진중견스님·전국선원1강원대표·비구니대표등이 모였다.
회의는 이종정의 「사퇴철회촉구」를 결의하고 원로회의에 접수된 사표를 즉각 반려토록 했다.
한편 화의는 종정 사퇴파동으로 이어진 문제의 새 종단내용에 대한 비판과 앞으로의 대책도 논의했다.
대책의 핵심 내용으론 문제해결을 위한 전국승려대표자대회 추진을 신중히 검토한다는 것이다.
비상종단운영외와 총무원은 사태수습대책의 하나로 우선 대표자들이 17일 이종정이 주석하고 있는 해인사 백당암을 찾았다. 이들 대표는 사퇴성밀을 발표한후 신경통치료차 부산의 한 법원에 입원중인 이종정에게 사퇴를 철회해주도룩 간청했다.
백련암을 찾은 비상채제의대표는 성암도총무원부원장, 방지전총무원총무부장,박명선비상종단운염희의부의장등이었다.
이종정의 사퇴파동수습에 골몰하고 있는 두갈래의 움직임이 다같이 표방한 공통점은 「사퇴철회 요망」I.
그러나 불교제도개혁을 자신이 직접 주관, 새롭게 추진하겠다는 강경한 의지의 사자후를 한 이종정의 「한 생각」이 머물다간 백련암은 이게 문이 굳게 닫힌채 백운청산의 허망한 정적이 감돌뿐이다.
이종정의 사퇴의지 역시 훌훌털고 떠나가는 영수납자로서의 홀연한 무객으로 일생을 살아온 산승의 미련없는「결심」에 조금도 흔들림 보이지 않는다.
어쨌든 현재론 그가 사퇴를 철회할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비상체제폭과 재야폭의 「사퇴철회 간청」은 외형상으론 동일 목표인듯하지만 내용에서는 동상이몽이다.
물론 양쪽 모두가 전 종단대표권자이며 최고 어른인 이종정에 대한 의례적 드러불 다하려는데까지는 똑같다.
그러나 재야쪽은 이종정의 뜻을 이어 개혁의 주도권을잡아 종단을 정상화화고 비상체제들 창산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상체제쪽은 자신들이 추진하는 「개혁」에 이종정의 재가를 얻고 종단정상화및 후일의 종단 권력구조에도 최소한의 참여를 희망하는것 같다.
따라서 개혁을 둘러싼 「의견차이」가 이종정. 사퇴파동수습을 계기로 자칫 과거 악몽의 「종권다툼」을 향해 불꽃을 틔길 가능도 없지 않다.
지난해8월 신여사사건후 불길처렴럼타오른 불교개혁에의 국민적 여망은 「호랑이그림의 기대가 고양이」로 나타나는게 아니냐는 실망의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개혁을 둔러싼 쟁점은 새종헌의 권력구조와 법체계·통과과정등에서의 법률적 문제점등이다.
이종정도 사퇴성명의 서두에서 『새 종헌은 문제점이 많으므로 시정돼야한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짐단케도체제형식이라는 종단의결기구인 교정회의안에「상임위원회」를 구성, 이 기구가절대권력을 행사하게한 권력구조는 우선 비민주적이라는 비판이다.
종단 대표권자인 총무원장도 상임위의 탄액소추(불신임권)를 견재할 상대적 권한이 전혀 없으며 상임위의 종책결정사항을 집행하는 「실무관리자」일 뿐이다.
그래서 이종정은 새 종헌훙과 전후의 시정 지시에서 이같은 상임위의 절대권한을 견재할 종단 비상대권을 역설했고 교정회의의원의 임명제를 직선으로 고치도록 거듬 촉구했다.
새 종헌 통과에서의 법률적 문제는 구종헌의 「3분의2이상 찬성」 조항이 비상종단운영회의 법을 우선해야한다는게 용태영변호사의 견해다. 종단의 모법인 종헌 제정이나 개정온 중대사항임이 상식이고 새 종헌에도 재척3분의 2의 찬성통과로 돼있다.
그러나 새종헌은 지난14일재적75명중 40명 출석(통과때)에 찬성30표(반대4, 기권6)로 비상종단운영회의를 수정통과해 공포됐다.<이학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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