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임난때 거병한 선조묘중심 형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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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삼천포에서 동쪽으로 해안을 따라난 비포장도로를 16㎞쯤 가면 대숲에 묻힌 아늑한 마을을 만난다.
경남 고성군 하일면 학림리 학동마을. 전주최씨 집성촌이다. 50여가구 전주최씨들이 2백여년 터 지켜온다.
전주최씨가 이곳에 터잡기는 4파중 문성공파 최아의 큰아들 용생이 경상도안렴사를 지낸뒤 남해의 풍광명미한 자연을 사랑하여 경남 사천에 옮겨 살면서 비롯됐다. 그 후손들이 인근 진주·함안·고성 등지로 퍼져 경남서부의 손꼽히는 대성으로 세력을 떨친다. 특히 고성에서는 전주최씨가 끼지 않고는 일이 안될 지경이어서 타성들의 반발을 살 정도다.
이 마을을 연 것은 고성 구만면에서 임진왜란때 의병을 일으켜 무공을 세운 균·강 형제가운데 균의 고손 형태가 임난 후 고조의 묘소를 모신 이곳 산아래 집을 지으면서다.
한때는 마을에 천석꾼이 셋이나 됐으며 집집이 백석 이상 수확을 하던 부자마을로 마을안 곳곳에 옛살림 규모를 말해주는 한옥고가들이 남아있다.
해방후 농토는 대부분 최씨네 손을 벗어났고 하나 둘 외지로 떠나 1백여호 마을이 현재는 50여가구. 비좁은 농토를 일궈 전통을 잇고있다. 전국회의원 최갑환·최재구씨 부자, 유원건설회장 최효석씨 등이 모두 이마을 출신. 부자마을의 전통은 더 큰 규모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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