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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개장첫날 "초만원"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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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1일 첫선을 보인 서울대공원에 동물을 위한 시설은 썩 잘되어 있었으나 시민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데다 바가지요금이 판을 지고 관광객들 스스로도 질서를 지키지 않아 세계 5번째 크기라는 동물왕국에서 입장객들은 첫날부터 큰 불편을 겪어야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방사장은 널따랗게 시설돼 그 속에서 마음껏 뛰노는 동물들을 보고 즐기는 한편 동물들의 생태관찰 등 자연학습장으로도 안성마춤이었고, 특히 돌고래쇼장은 일반의 인기를 집중시켰다. 음식점시설도 비교적 깨끗해 바가지요금을 없애고 앞으로 진입로 확장과 함께 부족한 시설을 확충한다면 시민의 휴식처로서는 손색이 없는 훌륭한 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원 첫날부터 짜증스런 나들이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서울시가 예상했던 40만 명보다 훨씬 많은 74만 명이 몰려든 탓도 있겠지만 사당동네거리에서 서울대공원으로 들어가는 남태령 고갯길에 겹겹이 차량이 밀렸기 때문. 이 바람에 평소 10분 걸리는 사당동∼관문리까지 1시간30분이나 걸렸고 이 때문에 사당동에서 서울대공원까지(5㎞)아예 걸어가는 사람이 줄을 이어 입장하기 전부터 큰 불편을 겪어야했다.
입장객들의 대부분인 어린이들과 부녀자들도 공원 안에 의자 등 휴게시설과 음료수대·화장실 등이 부족한데 불평을 터뜨렸고 시중가격보다 엄청나게 비싼 식당의 바가지요금에 2중3중으로 시달려야했다.
◇교통=사당동 네거리에서 관문리까지(3.3㎞)의 에는 낮부터 평소보다 10배 이상의 차량이 밀렸으나 도로너비는 편도2차선으로 심한 병목현상을 빚었다.
이를 본 전대통령이 이를 빨리 확장토록 지시했다.
4청5백대를 수용할 수 있는 대공원주차장 시설도 부족해 차를 세우지 못하고 그냥 돌아가는 사람이 많았다.
◇편의시설=음료수대 50개, 휴지통 3백30개, 의자 4백 개, 화장실 70개, (간이화장실50개)밖에 안됐으며 식당 10개, 매점 6개가 있었으나 2백∼3백명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겨우 음식을 살 수 있었고 그나마 서서 먹어야했다.
◇바가지 요금=대공원안에는 롯데리아·삼양·한국연도·뉴도날드 등 네 군데에서 식당10개를 운영하고 있는데 메뉴·가격표시가 전혀 없었고 다른 음식은 일체 팔지 않은 채 비빔밥·햄버거·주스·라면만을 팔았다.
관리사무소규정에는 비빔밥 1천5백원, 햄버거 6백원, 1분라면 3백50원으로 돼있었으나 비빔밥 2천원, 햄버거 1천원, 라면은 4백원을 받았으며 주스1잔에 8백원을 받는 등 서비스도 엉망.
전남목포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는 김매화씨(28·여)는『5식구가 세 그릇을 시켰는데 젓가락은 아예 안주고 숟가락도 3개만 줬다』고 했다
◇시민질서=일부 관광객이 1백20마리가 있는 홍학 방사장에 들어가 사진을 찍어대는 바람에 홍학들이 춤을 추지 못하고 놀라 숨바꼭질하기에 바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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