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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유단자 된 미국인 「존·하비」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지난 1일 우이동 계곡에서 열린 한국장기협회의 유단자 승단 대회에는 벽안의 미국인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장기협회 공인2단의 실력자인 「존·하비」씨(53·서강대 영어 교육연구소 교무부장) .
이날 여성장기 유단자인 조경자씨와의 시범대국에서 시종 침착한 자세로 일관했지만 2대1로 패하자 조금은 섭섭한 표정을 지었다.
「하비」씨가 장기를 처음 배운 것은 지난 58년. 당시 고별대 아시아문제연구소에 근무하면서 한국인 교수한테서 장기를 배웠다.
61년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61년에 한국에 다시 온 그는 이때부터 장기를 본격적 취미생활로 삼았다. 『체스(서양장기)와 장기는 기본원칙과 전술면에서 유사한 점이 많지만 나에게는 장기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는게 그의 장기론이다.
주한 미군으로 한국에서 1년 근무한 것을 포함해 올해로 한국생활 10년째인 「하비」씨는 장기 스타일에 있어서도 거의 한국화 되어 있다.
『처음 배울 때에는 옆사람이 훈수 두는 것이 매우 이상했지만 지금은 내가 다른 사람들의 장기판에 끼여들어 훈수를 두는 입장』이란다.
같이 장기를 두는 강총구씨는 「하비」씨의 장기실력은 우수하지만 끈기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라고 평한다.
동료 미국인 교수들에게도 시간이 있으면 장기의 묘미를 알려준다는 「하비」씨는 일본장기와 대만장기보다도 한국장기가 더 재미있다고 설명한다. 한국 장기협회는 그에게 3단실력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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