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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이 다시 크게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쌀값이 이유 없이 뛰고 있다. 5일 서을서초동 양곡시장의 일반미 도매가격은 80km들이 가마당 상품이 6만4천원, 중품 6만3천원, 하품 5만9천원으로 석달전인 1월5일의 상품 5만8천5백원, 중품 5만6천원, 하품 5만4천원에 비해 5천∼7천원(9·3∼12·5%)이 뛰었다. 이에 따라 소매 값도 들먹여 서울의 아파트지역등에서는 고급일반미라고 해서 한가마에 7만5천원까지 받고 있다.
지난 연초 양곡상들이 6만9천원까지만 받겠다고 스스로 결의한 가격에 비해 무려 6천원이나 비싼 값이다.
더군다나 정부가 최근 쌀값안정 종합대책이라고 해서 정부미 햅쌀중 좋은 쌀과 농협이 갖고 있는 일반미를 대도시에 무제한 방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부보유미가 너무 많아 공직자등을 상대로 정부미 소비촉진캠페인까지 벌일 정도로 쌀이 남아 도는데도 이처럼 쌀값이 뛰고 있는 것이다.
농수산부는 혹시 양곡상이나 도정업소등 생산농가가 아닌 중간유통상인에 의해 가격이 조작될 가능성이 있을까봐 가격장난을 칠 경우 허가취소 또는 영업정지처분을 내리겠다고 엄포까지 놓았으나 별 실효가 없다.
농수산부는 대부분의 양곡소매상이 너무 영세하여 수지를 맞추지 못하기 때문에 개중에는 보통일반미를 고급일반미로, 또는 구분이 곤란한 점을 이용해 양질의 정부미를 일반미로 둔갑시켜 값을 올려 받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둔갑기술과 방법이 은밀해 단속을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싸전에서 고급일반미라고 팔 경우 대부분 「이천쌀」 「여주쌀」 「김포쌀」이라고 말하지만 이들 지역의 「아끼바레」계 고급미는 연간 생산량이 다 합쳐봐야 1백20만섬 내외 뿐이어서 싸전에서 1년 내내 고급경기도미로 거래되는 쌀의 대부분은 「가짜」인 셈이다.
한편 싸전에서는 고급일반미를 비싸게 판다고 해서 그만큼 폭리를 보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쌀값이 오른 이유를 산지쌀값 인상때문으로 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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