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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보 24호 석굴암은 우리 역사상 대표적 예술작품이다.
한국 뿐 아니라 동양 제1, 아주 제1의 예술품으로 보는 사람도 많다. 일본의 유종열이나 「나까다」(중전승지조)가 바로 그런 학자들이다.
그 조각수법을 중국 성당의 영향으로 보는 사람도 있으나 아주 다른 견해를 보이는 이도 있다.
일본인「오노」(소야현묘)는 『중국, 서역, 일본에선 볼 수 없는 인도풍』이라고 한다.
고유섭은 석굴의 초성자체가 인도의 가남제에서 비롯한 것이지만 자연 석굴이 아닌 인공석굴에 특이한 내벽을 설치해 「신라 독특의 형식」을 강조했다.
그럴 때 어제 중앙일보에 소개된 신현숙교수의「태장계만다라」설은 흥미롭다.
만다라는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우주만물의 조화, 성애, 상관 양상을 부처의 모습으로 상징해서 나타낸 것이라고도 한다.
만다라는 원래 산스크리트어로 「원」이나 「전체」뜻한다.
「마다」는 본질·정수,「라」는 소유쯤 뜻하는 어미니까 만다라는 「깨달음을 완성한 경지」로 보는 사람도 있다.
또 깨달음을 닦는 장소. 곧 「도장」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불·보살을 모시는 「단」이란 의미다. 그런 세계관에선 우주 전체가 만다라의 세계다.
하지만 보통 만다라라고 하면 「마음에 새긴 불·보살의 세계를 그린 그림」을 말한다. 일본에선 법신불인 비노차나불(대일여내)을 중심으로 하는 태장계 만다라와 금강계만다라로 구분하길 좋아한다.
금강계란 것은 「초금강정경」이 말한 만다라, 곧 절대계·실재계를 뜻한다.
이에 대해 태장계는 보통 「가르바다투」라고 한다. 「대일경」이 설한 만다라를 「대비태장생만다라」라고 하는데서 연유한다. 「대비라고 하는 모태에서 나온 만다라」.
그러나 티베트밀교에선 대만다라, 삼매야만다라, 법만다라, 갈마만다라등 수 많은 만다라로 구분한다. 만다라는 인도에서 기원해 티베트와 중앙아시아, 중국으로 퍼졌다.
7세기 인도에서 생긴 만다라의 원형은 원과 정방형을 합친 기하학적 형태의 그림이다. 바깥원은 우주를 구성하는 땅(황토색) 수(청) 화(적) 풍(연)을 상징하고, 내부의 정방형과 원들은 부처의 궁전들을 나타낸다.
만다라는 고대 인도에 있었던 스루파(탑) 구조의 평면도상이란 설명도 있다.
석굴암을 밀교의 만다라로 투영해본 견해는 분명히 새로운 착상이다. 이를 계기로 우리의 대표적예술작품인 석굴암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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