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여경희망자 갈수록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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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경찰관을 지망하는 프랑스여성들이 늘고 있다. 오늘날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을 거부하는 직종은 거의 사라졌다. 그러나 경찰이나 군대는 설사 문호가 제도적으론 개방돼 있다 해도 특별한 경우를 빼곤 여성에게 배타적이었거나 여성들 자신도 이를 기피해 왔던 게 사실이다.
따라서 근년 들어 경찰을 지망하는 여성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프랑스여성들의 남성독점에 대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프랑스의 여성경찰은 모두 2천5백명. 경찰서장만도 64명으로 전국 서장의 3%를 여성들이 차지하고 있다. 취조담당 형사는 3백10명으로 전체의 8.8%. 사복형사가 7백50명으로 전체 사복형사의 5%를 점하고 있다. 정복경찰관은 1천3백11명이다. 5년전만해도 경찰서 민원창구 등에서 일하는 행정요원이나 통학시간에 학교부근 건널목에서 어린이들의 안전횡단을 담당하는 교통정리원에 그쳤던 여경이 지금은 범죄예방과 수사 등 경장업무의 모든 분야에 파고들었다.
남불 니스의 경찰간부학교에서 경찰간부교육을 받고있는 여성간부후보생들은 남성후보생들과 똑같이 호된 수련을 쌓고있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고있는 여성간부후보생들은 동료남성들보다 더 열심이다.
경찰계에서도 여성범죄와 여성들의 집단시위 등이 늘어나는 추세에 있는 요즘 실정에서 여성들의 경찰계 투신을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여경들의 무기는 남성들보다 강한 인내심과 여성다움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1백여명의 남성경찰관을 부하로 거느리고 있는 조그만 도시의 한 주부경찰서장은 『반드시 남자들 흉내를 낼 필요는 없다. 여성의 섬세함과 침착성으로 부하들을 지휘하면 사건은 오히려 쉽게 해결되는 일이 많다』고 자부하고있다.
그래서 프랑스의 여성들은 경찰관모집광고에 『경찰관은 「사나이」가 해볼만한 직업』 이란 글귀가 여전히 들어가 있는데 무척 불만이다. 【파리=이원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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