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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전봉초교수 정년퇴임 기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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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3일 하오 5시, 서울 평창동 서울 예고 4층 연습실. 원로 첼리스트 전봉초씨의 지휘로 40여명의 첼리스트들이 연습에 몰두하고 있었다. 「쿠프랭」의 『음악회를 위한 소품』. 웅장하면서도 첼로 특유의 어둡지만 낮고 부드러운 음들의 하머니가 듣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오는 21일 하오 7시 30분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열리는 제2회 서울 첼로 오키스트러 연주회 연습광경. 2월말의 전봉초교수의 서울대학교 정년 퇴임을 기념하여 그에게 직접 배운 제자 45명이 모여 마련하는 음악회다.
양재표·현민자·박국녹·이강내·박병훈·백청심·윤영숙·우 숙·윤희경·임해경 등 각 대학과 KBS 그리고 서울시향 등 한국 음악계에서 활약하고있는 50대부터 20대까지의 중견 및 신예 첼리스트들이 거의 대부분 한자리에 모여 연습을 하고있다.
『지난 79년 선생님의. 회갑축하를 위해 저희 제자들이 처음 모여 연주회를 했고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각자 모두 바쁜 사람들이라 선생님을 위한 것이라는 구심점이 없다면 결코 이렇게 모일수가 없지요』라고 동문회장 양재표씨는 말했다.
대거 45명의 수준급이상의 첼리스트가 모여 첼로 오키스트러를 꾸며 연주회를 갖는 것은 동양권에서는 한국이 처음. 「카잘스」만년에 그가 은거하던 푸에르토리코에서 1백여명의 세계적인 첼리스트들이 「카잘스」페스티벌에서 연주한 적은 있지만, 구미에서도 8중주 12중주정도라고 한다.
79년의 첫 연주회가 크게 호평을 받았고 스스로의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느껴 선생님의 회갑기념 음악회를 의해 모였던 12명 동문모임은 월례회로 발전했다. 앞으로도 계속 연주활동을 하기 위해 이번에 첼로 오키스트러 앞에 「서울」이란 이름을 지어 붙였다고 한다.
이번 음악회의 연주곡목은 「쿠프랭」을 비롯하여 「크랭겔」의 『4개의 소품 33번』 「나자레트」의 『탱고』, 「코렐리」의 「라 플리아」, [조프린」의 『디앤터테이너』. 그중 「크램겔」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모두 양재표씨가 편곡한 것이다.
『오늘이 꼭 열 번째 연습입니다. 제가 복이 많아 좋은 제자들이 많아 이렇게 뜻있는 연주회까지 마련되었습니다. 첼로는 음역이 넓어서 첼로만으로 합주가 가능하고, 또 웅장한 음의 하머니가 독특한 매력이 있지요.』
전봉초씨는 만 65세로 정년퇴직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50대 못지 않은 모습으로 정력적인 지휘를 하고있다.
일본 동경제국음악학교 출신. 52년부터 서울음대에 재직하면서 음대학장을 지냈다.『정년이 실감나지 않는다』는 그는 앞으로도 전처럼 연주와 가르치는 일을 계속하겠다고.

<박금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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