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문인들이 늘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대부분 40대에 들어선 만학문인들이 올해 대거 대학원 과정을 마치고 석사학위를 획득하거나 논문을 제출하고 있다. 80년대초 문인들의 대학원 진학붐이 이제 열매를 맺고 있는것.
올해 석사학위를 받은 만학문인은 소설가 전상국 김원일 김용성, 시인 강우식 박남철씨등이다. 이들은 지난주 동료·후배들이 관철동의 술집에서 열어준 축하모임에 상석, 그동안의 노고(?)를 씻는 모임을 가졌다.
논문을 제출하면서 석사과정에 있는 사람은 시인 조태일 윤태수씨, 소설가 조세희 김운옹 박해준씨 등이다.
또 시인 이우석씨 소설가 박기동 김원우씨도 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대학원을 마치고 박사과정에 들어간 사람은 시인 박리도 윤석산 한영옥 홍신선 조상기 이탄씨와 평론가 조병무씨, 소설가 김문수 한용환씨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대학에서 강의를 맡고 있다.
이번에 석사학위를 받은 사람들의 논문은 김용성씨의 「풍자소설의 심화를 위하여」, 김원일씨의 「이광수와 김동인의 단편소설 비교연구」, 강우직씨의 「서정주 시의 상휘연구」, 박남철씨의 「태평천하의 인물구조」등이다.
이들은 석사과정 통과를 위해 나름대로 상당히 애썼다는 소식.
시인 강모씨는 『문인들이 쓴 논문은 대체로 논리정연하기 보다는 수필식으로 흘러가게 되는 일이 많아 지도교수의 지적을 받고 다시 고쳐쓰게 된다』고 말했다.
문인들의 대학원 진학은 문학을 이론적으로 알아보겠다는 생각과 함께 안정된 직장을 확보하겠다는 뜻도 있다.
특히 80년대초 대거 대학원에 입학한 것은 작품만으로 생활이 안정될 수 없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이었다.
문인들은 대체로 강단에 설 경우 작품활동에 위축을 받는다. 대학원을 마친 문인들이 어떻게 강의와 창작을 조화시켜 나갈지도 주목거리다. <임재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